검찰, 세퓨 제조업체 전 대표 구속영장 청구
사망자 14명을 포함해 28명의 피해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세퓨'가 2가지 독성 화학물질을 임의대로 섞어 조잡하게 제조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1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씨는 2009년 세퓨를 처음 제조할 때 덴마크에서 수입된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원료로 사용했다.
세퓨는 출시 초기 '유럽연합(EU) 인증을 받은 최고급 친환경 살균제'로 소개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인터넷상에서 홍보되고 판매됐기 때문에 아이를 가진 30∼40대 주부를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고 한다.
하지만 원료 공급이 문제였다.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개발된 PGH는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그다지많지 않았다. PGH를 원료로 살균제품을 생산·판매하던 곳도 당시는 덴마크 케톡스사가 거의 유일했다.
PGH 대량 수입이 여의치 않자 오씨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의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는 2010년부터 PGH와 PHMG를 함께 물에 희석해 제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안전성 검사는 물론 배합 매뉴얼도 없이 2가지 독성 화학물질이 동시에 사용된 것이다. 피해자 단체쪽에서는 오씨가 중국산 PHMG를 수입해 사용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PGH와 PHMG는 성분이 유사하지만 화학구조가 엄연히 다른 물질이다.
PGH가 PHMG에 비해 흡입 독성이 4배가량 강한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 2가지 물질이 섞였을 때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연구된 바 없다. 독성 강도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는데 실험을 통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오씨는 인터넷 등에 돌아다니는 정보를 토대로 제품을 만들어 판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검찰은 전날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 혐의로 오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13일 밤늦게 결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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