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휴가구상은 ‘경제 정당’이었다. 6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11일 국회로 복귀한 김 대표는 경제ㆍ민생 현안의 고삐를 바짝 죄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비대위 회의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과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했고, 새누리당을 향해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 개최를 압박했다. 또 당내 경제ㆍ정책 전문가들을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정책 라인업에 전면 배치했다. 경제위기 해소를 위한 당 차원의 대안을 적극 모색할 ‘경제비상대책기구(가칭)’도 곧 출범시키고, 직접 위원장을 맡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민주를 ‘경제정당’으로 변모시키려는 김 대표의 로드맵이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경제ㆍ민생에 방점을 찍으려는 김 대표의 의중은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의 4선 변재일 의원(충북 청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한 것에서 잘 드러난다. 재선, 3선이 맡는 정책위의장을 변 의원에게 맡긴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과거 공직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 수행 과정을 잘 알고 4선이라 입법이나 국회의 다양한 절차에 정통했다”며 “더민주가 앞으로 정책정당과 경제정당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변 의원이 가장 적합했다”고 밝혔다.
정책위 부의장에는 서강대 경영학부 명예교수 출신인 최운열 비례대표 당선자, 기획재정부 국고국 과장을 지낸 김정우 당선자(경기 군포갑), 김종대 전 건강보험관리공단 이사장 등 경제, 정책 전문가들이 대거 합류했다.
김 대표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거의 한계에 봉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국민들은 답답한 경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새로운 경제의 틀을 짜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알기 원한다”면서 “정부는 그에 대한 얘기는 없고 부실기업에 자금을 투여해 생명을 연장하는 식의 간헐적 얘기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마치 규제 철폐만이 경제 활성화를 달성할 유일한 방법처럼 발표하는데 지난 3년 동안 계속해 온 규제 완화가 경제 활성화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답이 안 나왔다”고 꼬집었다.
더민주는 이날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를 담당할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위원장에 4선의 오제세 의원(충북 청주흥덕갑)을 임명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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