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입장 표명 기대
오바마, 한국인 피해자 위령비 방문할지는 불투명
외교부는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평화 기념공원 방문에 대해 “핵무기 없는 세계를 통한 평화와 안전을 추구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신념에 입각해 이뤄진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과 관련해 한미 양국은 그 동안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일의 과거사와 한미 관계를 반영하듯, 명확한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이해한다’는 표현으로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정부는 다만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계획이 알려진 후 원폭 피해자 중 2만여명의 한국인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미국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 측은 원폭 사용에 대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으며, 이번 방문이 모든 무고한 희생자를 추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며 “여기에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포함해 희생자를 애도하려는 의미가 있다고 (미측이) 설명해왔다”고 말했다.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최근 기고문을 통해 "전쟁 당시 희생된 모든 무고한 피해자들(all innocents)을 추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all innocents’가 한국인 원폭 피해자도 고려한 표현이라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에 비춰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방문 과정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평화 공원을 방문해 헌화할 예정인 원폭사망자 위령비에서 약 200m 떨어진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까지 찾을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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