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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TO에 中 제소… ‘닭싸움’관세 분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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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TO에 中 제소… ‘닭싸움’관세 분쟁 재점화

입력
2016.05.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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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2016-05-11(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제공/2016-05-11(한국일보)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미국산 닭고기를 둘러싼 ‘닭싸움’으로 재점화됐다. 대중국 무역적자폭이 갈수록 확대되는 미국 정부가 자국산 닭고기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며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0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산 닭고기에 부당하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WTO에 제소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프로먼 무역대표부 대표는 이날 제소 사실을 밝히며 “중국은 WTO 규정을 위반하며 미국에 불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닭고기 시장 진출을 위해 WTO 제소 수단을 동원한 것은 2011년 9월 이후 두 번째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닭발과 닭날개 등 부속물 수출을 늘려 무역적자 개선을 노리는 미국은 2010년 중국이 처음 미국산 닭고기에 관세를 부과한 이후 6년째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13년 8월 WTO로부터 자국산 닭고기에 대한 중국의 반덤핑, 상계관세 부과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아냈지만 중국이 이를 무시한 채 여전히 높은 관세를 유지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산 닭고기에 대한 중국 측 반덤핑 관세는 53.4%, 상계관세는 12.5%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WTO 제소 등 강수를 두는 것은 참담한 무역 성적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지난해 대중국 교역에서 2000년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약 3,660억달러(약 427조원)의 적자를 봤다. 여기에 더해 오바마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의회 비준을 위해 중국 및 다른 국가들과 무역규정을 강화해 TPP에 대한 기대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에 오바마 정권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중국과 전면적인 무역분쟁을 벌여왔다. 오바마 정부가 2009년 출범 후 현재까지 WTO에 제기한 소송 및 협의요청은 총 21건인데 그중 중국을 대상으로 한 제소가 12건으로 역대 어느 정권보다 많다. 미 상무부는 또한 3월에도 일부 중국산 철강제품에 최고 266%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 판정을 내리는 등 대중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이 닭고기를 내세워 대중 무역분쟁에 불을 지피고 있지만 중국 측은 미지근한 반응만 보이고 있다. 주하이촨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이 2013년 WTO가 내린 닭고기 관련 결정을 이행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중국은 미국이 다시 제소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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