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초ㆍ중ㆍ고교 교사 10명 중 3명은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사단법인 대전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전교조 대전지부와 공동으로 지난 달 6일부터 15일까지 대전지역 교사 577명(남교사 194명, 여교사 3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499명 중 33%인 165명이 ‘최근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교직생활에 회의를 느끼게 하고 퇴직을 생각하게 하는 원인으로는 갈수록 늘어나는 교권침해, 과도한 행정업무, 교원평가와 차등성과급 등 불합리한 경쟁제도, 생활지도의 어려움 등이 꼽혔다.
최근 2~3년간 교권침해 경험여부에 대해서는 10%가량이 ‘있다’고 답했다. 교권을 침해하는 대상은 학부모나 학생의 폭언, 성희롱, 명예훼손 등이 24%로 가장 많았고, 업무 분장 등 인사상 부당한 조치가 13%로 뒤를 이었다. 교과과정 운영 등 교육활동에 대한 부당한 간섭 9%, 휴가 징계 등과 관련된 부당한 대우 및 조치 8% 등 순이었다.
응답자의 79%는 학교 정책 중 시급히 바뀌어야 하는 것으로는 과중한 행정업무를 꼽았다. 실적 위주의 페이퍼 행정 탓에 교사 본연의 업무인 수업과 생활지도 등이 뒷전으로 밀리는데 대한 불만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교육연구소측은 밝혔다. 교원평가와 차등성과급, 학교평가 등 경쟁위주의 불합리한 평가제도와 입시위주의 교육정책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관련해서는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응답자의 49%는 교권과 충돌 우려 등을 우려해 시기상조라고 밝힌 반면 51%는 의견수렴을 거쳐 현 교육감 임기내 조례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은 “교사가 최근 학생들의 직업 선호도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교권침해와 과도한 행정업무 등으로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주체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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