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임병욱(가운데)이 8일 KIA전에서 홈런을 치고 들어와 선수단의 환영을 받고 있다./사진=넥센
코칭 스태프는 물론, 고참 선수들도 함께 신인 선수 키우기에 동참한다. 염경엽(48) 넥센 감독이 밝힌 마르지 않는 화수분 야구의 비밀이다.
넥센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눈에 띄는 새 얼굴을 배출했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불펜 투수로 인정받는 한현희(23)와 조상우(22)에 이어 지난해 차세대 거포 유망주로 인정 받은 김하성(21) 등은 팀이 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제 몫을 해내며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외야수 임병욱(21)을 주목했다. 염경엽 감독은 임병욱에 대해 "파워와 스피드, 열정을 두루 갖췄다. 스타급으로 성장할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1군 데뷔 첫 해였던 지난 시즌에는 주로 백업 역할을 소화하면서 1군 분위기를 익혔다. 염 감독은 지난 겨울부터 올해 개막전 중견수로 임병욱을 예고하며 큰 기대를 드러냈다. 하지만 임병욱은 4월까지 타율 0.167에 그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자리를 잡지 못한 많은 신인들이 그렇듯 자신감 하락으로 연결되며 자신의 장점을 더욱 살리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임병욱은 5월 들어 10타수 7안타 2홈런 2타점 2도루를 기록하면서 반전을 선보이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팀 컬러'가 임병욱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김민성과 서건창 모두 4년 전만 해도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였지만, 실수도 하고 연구도 하면서 성장을 해왔다. 같은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김하성이나 임병욱 등 어린 선수들이 실책을 해도 질책하는 게 아니라 감싸준다"고 말했다.
넥센은 외부에서 스타급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 대신 팀 내에서 잠재력이 있는 선수를 발굴해 키워내는 방식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넥센에서 기회를 얻어 주전 선수로 자리를 잡은 고참 선수들도 팀의 방향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염 감독은 "코칭 스태프에서 어느 선수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고참들도 그걸 이해한다. 누구 한 명이 선수를 키우는 게 아니라 고참 선수들도 함께 키우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주전 3루수 김민성(28)은 "내가 어릴 때 형들이 있어서 좋은 분위기 속 부담 없이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나도 어린 선수들이 부담감 없이 즐거운 기분으로 야구를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부진한 신인 선수를 일으켜 주는 힘 역시 선수단 내에서 나온다. 김민성은 "후배들에게 기술적인 조언은 해주기 어렵지만, 격려와 위로를 더 많이 해주려고 한다"며 "경기를 통해 '이렇게 해야 한다'고 보여주고 싶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선수의 성장을 돕는 한편, 기존 선수들의 성장도 자연스럽게 유도되는 부분이다. 염 감독은 "병욱이가 한 달간 고전했지만 '니가 왜 경기에 나가냐'가 아니라 '더 잘 할 수 있다'고 위로해주는 게 우리 팀이다. 팀 케미스트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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