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양 매개로 한 사람 브루셀라증 환자 발생
살균되지 않은 가축의 젖이나 고기 통해 감염
방역당국이 작년 3월 확인 후 뒤늦게 발표했다는 지적도 나와
질병관리본부 “국내 감염 아닌 외부 유입 사례… 국내 확산 가능성 낮아 논문으로만 발표”

양과 염소를 매개로 브루셀라증에 걸린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허미나 건국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와 황선도 질병관리본부 인수공통감염과 연구원은 강원 평창의 한 농장에서 일하던 중국인 남성(34)이 ‘브루셀라 멜리텐시스’ 균에 의해 사람 브루셀라증에 걸린 사실을 작년 3월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남성은 확진 판결 후 3주 간의 항생제 치료를 받고 완치돼 중국으로 돌아갔다.
브루셀라증은 동물로부터 사람이 감염돼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사람 브루셀라증을 유발하는 병원체는 염소·양·낙타에 있는 브루셀라 멜리텐시스 외에도 브루셀라 아보투스(소), 브루셀라 수이스(돼지) 등이 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사람 브루셀라증 환자 747명은 모두 소를 매개로 감염됐으며, 소가 아닌 다른 동물을 매개로 감염된 브루셀라증 환자가 국내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람 브루셀라증은 살균되지 않은 가축의 젖이나 고기를 먹다가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감염되면 짧게는 2∼3주, 길게는 몇 개월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열, 오한, 발한,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질병관리본부가 환자 발생 직후 국민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고 1년이 넘게 지나서야 공개한 것이 안이한 대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역학조사결과 중국에서 감염됐을 확률이 높았다”라며 “국내에서 감염된 것이 아니고 외부에서 유입된 사례인데다 사람 간의 전염 가능성이 매우 낮고, 국내에서 확산될 우려가 거의 없어 논문으로만 발표했다”고 해명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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