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 순위 끌어올리기에 바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웨스트햄에 발목을 잡히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맨유는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불린 그라운드에서 열린 웨스트햄과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승점 63으로 5위에 머물러 정규리그 종료까지 1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4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65)를 뛰어넘지 못했다.
특히 맨유는 6위 웨스트햄(승점 62)에 승점 1차로 턱밑 추격을 당해 정규리그 4위(1~3위 본선ㆍ4위 플레이오프)까지 주어지는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가 발등의 불이 됐다. 이에 따라 맨유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본머스를 반드시 꺾고, 맨시티가 스완지시티에 패해야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힘든 상황에 몰렸다.
이날 경기는 웨스트햄이 112년 동안 홈구장으로 사용한 불린 그라운드에서 마지막으로 치르는 경기였다. 웨스트햄은 맨유전을 마지막으로 다음 시즌부터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홈구장을 이전한다.
경기는 시작 전부터 과열됐다. 불린 그라운드 고별전을 앞두고 맨유 원정 응원단 버스가 경기장 근처에 도작하자 일부 웨스트햄 서포터스들이 병을 던지는 등 난동을 부려 킥오프가 45분 지연됐다.
힘겹게 시작된 경기에서 맨유는 주도권을 웨스트햄에게 내줬다. 맨유는 전반 10분 만에 디아프라 사코에게 선제골을 헌납했다. 사코는 왼쪽 측면에서 내준 땅볼 크로스를 터닝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기선을 제압한 웨스트햄은 거침없이 맨유를 몰아붙였다. 맨유는 수비진에서 잔실수가 나오면서 여러 차례 아찔한 위기를 넘겼다.
전반을 뒤진 채 마친 맨유는 후반 6분 앤서니 마샬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마샬은 후반 27분에도 왼쪽 측면을 완전히 무너뜨린 뒤 과감한 왼발슛으로 팀에 2-1 리드를 안겼다.
마샬의 활약에도 맨유는 웃지 못했다. 웨스트햄은 두 번째 실점 4분 뒤 미카일 안토니오가 헤딩슛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팽팽했던 균형은 후반 35분 윈스턴 리드의 한 방으로 깨졌다. 리드는 프리킥 상황에서 머리를 갖다대 다비드 데 헤아의 방어를 뚫었다.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수비수 달레이 블린트가 이번에도 공격수를 놓쳤다.
올 시즌을 끝으로 불린 그라운드를 떠나는 웨스트햄은 홈에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팬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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