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시 장ㆍ단점, 발행절차 등 확인작업
“재정ㆍ발권력 동원 실탄 투입 앞서 자체 자본확충 노력 필요”목소리 힘 얻어

조선ㆍ해운업계에 12조원이 넘는 돈을 빌려줘 자본 건전성 악화 위기에 빠진 한국수출입은행(수은) 역시 자본확충 방안의 하나로 코코본드 발행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함께 최근 실무 부서를 중심으로 코코본드 발행시 장ㆍ단점, 발행 절차 등을 점검 중이다. 시중은행은 물론 또다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코코본드를 발행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수은은 지금까지 코코본드를 한 번도 발행한 적이 없다. 수은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정부의 현물 출자를 받아 자본을 확충할 수 있어 굳이 조달 비용(채권 금리)을 들여가며 코코본드를 발행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올 1분기 금융당국의 은행 경영실태평가 1등급기준인 10%에 못 미치는 9.8%까지 급락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추이에 따라 수조원대 추가 부실이 생길 수 있어 어떤 형태로든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한 현물 출자에 더해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한 출자 등의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수은 역시 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코코본드 발행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출자 등에 앞서 수은이 먼저 코코본드 발행 등을 통해 최소한의 자본 확충 노력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수은이 코코본드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정관 변경과 기획재정부 승인,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이 필요하지만 국회 동의를 얻는 절차는 없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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