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50층 아파트로 재건축 시동
"사업성 제각각, 투자시 장기 관점서 접근해야" 조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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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준공된 서울 여의도동 서울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사업을 추진키로 결정하고 여의공영과 GS건설 2곳을 사업 시행사(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기존 12층 192가구를 51층 이상(299가구)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상복합단지로 바꿀 계획이다. 서울 외에 시범ㆍ수정ㆍ목화ㆍ한양아파트 등도 재건축 사업을 다시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양아파트 관계자는 “지난달 재건축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설명하는 주민 간담회를 가졌으며 노후 아파트 개선을 위해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년간 잠잠하던 서울 여의도 아파트 재건축 시장이 최근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2010년 재건축 사업이 전면 중단된 지 6년만이다. 부동산 경기 회복에, 재정비 사업 규제 완화로 시작된 강남 재건축 붐이 여의도까지 번지고 있는 셈이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여의도에는 재건축이 가능한 단지만 16개 7,787가구에 달한다. 대부분 1970년대 중ㆍ후반에 준공돼 재건축 연한 기준인 30년을 넘겼다. 현재 추진위가 설립된 단지는 시범ㆍ목화ㆍ광장ㆍ미성ㆍ수정아파트 등 총 5개 단지이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그 동안은 경기 둔화와 맞물려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재건축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지만 최근 용적률이 높은 상업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여의도의 분위기가 바뀐 것은 작년부터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기 때문이다. 재건축 연한이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됐고, 전체 가구 중 2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재건축조합 설립도 가능해졌다. 또 ▦지방자치단체에 땅 대신 현금으로 기부채납이 가능해지고 ▦상업지역 내 300가구 미만 주상복합을 신축할 때 용지 소유자에게도 분양이 가능해졌으며 ▦조합 설립 후 사업승인 없이도 시공사와 공동시행을 가능하게 하는 등 최근까지도 활성화 방안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여의도를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해 용적률을 올려주겠다던 서울시의 계획이 박원순 시장 취임과 함께 자취를 감춘 지 6년만의 큰 변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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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지역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재건축 움직임이 이는 곳은 상업지역 내 단지다. 상업지역은 용적률이 200%대인 주거지역에 비해 면적을 3배 가까이 늘릴 수 있다. 공동 사업자 선정에 나선 서울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이 곳은 토지주와 시공사가 함께 개발하는 지주공동사업 방식으로 개발하면 용적률을 600~75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또 여의도는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한강변 관리계획’에 따라 한강 인접 지역에도 주상복합은 51층까지 신축이 가능하다. GS건설 관계자는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 주민들과 공동으로 세계적 건축가 노먼 포스터와 협업해 뉴욕 ‘432 파크 애비뉴’를 모티브로 한 초고급 단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정ㆍ공작ㆍ초원아파트 등도 상업지역에 들어선 단지라 재건축 가능성이 높게 예상되고 있다.
주거지역에 있는 다른 단지들 역시 낡은 건물을 개선할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리모델링도 그 중 한 방안이다. 목화아파트의 경우 현재 용적률 236%를 적용해 12층(312가구)으로 구성돼 있어 재건축시 일부 부지 기부채납, 임대주택 공급 물량 제외 등을 감안하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리모델링을 검토 중이다. 목화아파트 관계자는 “수직증축을 통해 추가로 생기는 46가구를 일반 분양분으로 돌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노후화로 각종 설비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결정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재건축 기대감에 아파트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105㎡의 경우 지난해 4월 7억3,300만원(11층)에 거래됐으나 올해 3월엔 3,200만원이 오른 7억6,500만원(5층)에 매매가 이뤄졌다. 시범아파트(전용60㎡)도 올해 3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4,400만원 오른 5억7,900만원에 거래됐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한강변에 위치한 초역세권이자 금융 중심가라 여의도는 항상 투자 관심지역”이라며 “재건축 기대감에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일부 단지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한계도 많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단지마다 상업, 주거지역이 뒤섞여 있다 보니 용적률 또한 차이가 나 사업 진행방식이나 속도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며 “상업지역 또한 주상복합 방식으로 건립한다고 해도 용적률을 조정하는 세부 방안이 나오지 않는 등 변수가 많은 만큼 여의도 재건축 관련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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