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와 잇몸 사이에 염증 주머니가 생기는 치주질환(잇몸병)을 검사용 바늘로 찌르지 않고도 질환을 예측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김백일(예방치과학교실)ㆍ정의원(치주과학교실) 연세대 치대 교수팀은 2014년 3~8월 18~80세 환자 202명에게 타액(침) 내 헤모글로빈 수치와 환자 자가보고 설문내용을 혼합한 치주질환자 선별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치주질환 보유군과 치주질환 보유군 중 위험도가 높은 군 모두 기존 방법보다 새로운 평가법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보여주는 AUROCs 값(최대값 1에 가까울수록 민감도 높음)에서 각각 0.78과 0.76을 얻었다. 기존 검사용 바늘로 잇몸을 찌르지 않고도 간단한 측정방법으로 검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보통 치주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선 치주탐침이라는 가는 바늘을 치아와 잇몸 사이에 넣어 염증 주머니 깊이를 측정한다. 염증 깊이를 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바늘이 잇몸을 찌를 때 통증이 생겨 공포감을 일으키고 정확한 측정에 시간이 걸리며, 생성된 염증을 건드려 2차 염증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간단히 수집할 수 있는 타액에 존재하는 헤모글로빈 농도가 치주질환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새 측정법을 고안해냈다. 치주질환이 생기면 염증 주머니 속 염증 작용으로 치은 출혈이 일어나며 정도 차이를 측정하면 치주질환을 설명한다는 원리다.
연구팀은 대상 환자들에게 무취ㆍ무향의 파라핀 왁스를 씹게 해 타액을 채취한 후, 대장(大腸)질병 검사에 사용되는 ‘용변잠혈검사기’를 이용해 헤모글로빈 농도를 측정했다. 또한, 치주질환과 연관 깊은 10개 항목의 자가 설문지검사도 시행했다. 설문검사 항목에는 스켈링 경험, 흡연ㆍ음주 등 생활습관 측정내용이 포함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타액 내 헤모글로빈 농도를 바이오마커로 삼고 개인 설문조사와 연령을 조합해 치주질환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대규모 치주질환 역학조사를 평가할 때 새 측정법을 응용한다면 간단히 치주질환을 예측하고 진단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전문학술지 ‘JPIS(Journal of Periodontal and Implant Science)’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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