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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중국 천하’… 한국은 수주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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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중국 천하’… 한국은 수주 절벽

입력
2016.05.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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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 세계 수주 점유율

한국은 5%, 중국은 절반 싹쓸이

中업체, 정부 지원 업고 독주 태세

지난 27일 채권단 공동관리중인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야드에 비가 내려 야외작업이 중단된 가운데 우산을 쓴 회사 직원들이 진수를 끝낸 선박 주위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채권단 공동관리중인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야드에 비가 내려 야외작업이 중단된 가운데 우산을 쓴 회사 직원들이 진수를 끝낸 선박 주위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조선업체들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을 싹쓸이 하고 있다.

10일 영국의 조선ㆍ해운 시황 분석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1척이었다. 120척이 발주됐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4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의 수주는 ‘0’인데 반해 중국 업체들은 18척(표준화물 환산톤수 기준 점유율 48.1%)이나 수주했다. 클락슨 리서치 집계에서 빠졌지만 현대미포조선이 수주한 4만톤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2척이 4월 우리 조선업체의 수주물량 전부다.

올 들어 한국과 중국의 조선업은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작년 1~4월 전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이 33.5%에 달했던 한국은 올해 들어 단 9척(점유율 5.1%)을 수주하는데 그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21%였던 점유율이 49.3%(59척)까지 올라섰다.

중국이 수주량에서 한국을 압도하며 ‘독주 체제’를 굳힌 것은 중국 선사들의 발주 지원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이 수주한 18척 가운데 10척은 자국 선사가 발주한 40만 DWT(재화중량톤)급 벌크선이다. 중국 조선업체들은 3월에도 40만 DWT급 벌크선 20척을 자국 선사로부터 수주했다. 이는 중국 정부 차원의 지원과도 연결된다. 중국 정부는 해운사들이 노후 선박을 없애고 운용효율이 높은 새 선박을 발주할 때 선박 가격의 최대 절반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조선업체들은 수주량 가운데 국내 발주 비율이 중국과 일본에 비해 크게 낮은 실정이다. 시장조사기관 H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수주 잔량 중 자국 발주 분은 10.3%인 데 비해 중국과 일본의 자국 물량은 각각 27%, 37.2%에 달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도 필요하지만 해운사를 지원해 선박을 발주하도록 하고 발주한 선박을 국내 조선업체가 건조하는 식의 선순환 구조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조선업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대응은 각양각색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올해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해달라는 내용의 협상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기본급 0.5% 인상, 1인당 격려금 250만원 지급에 합의했던 지난해 임단협 타결안보다 후퇴한 내용이다. 지난해부터 정년퇴직과 상시 희망퇴직으로 1,000여명의 인원을 감축한 삼성중공업은 최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추가 구조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노사간 갈등이 예상된다. 이날 임단협 상견례를 갖고 본격 협상에 돌입했지만 노조는 임금 9만6,712원 인상,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우수 조합원 100명 해외연수 등 기존 요구안에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퇴사자 수만큼의 신규사원 채용 등도 추가로 요구했다. 사측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폐지, 우수 조합원 해외연수 폐지, 선택적 근로시간제 실시 등으로 맞섰다.

한편 구조조정 압박을 받는 국내 조선업계 100대 기업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6조5,000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6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장은 “100개 조선사 중 중소형 조선소 77곳이 흑자를 냈지만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 3’의 적자 폭이 6조원을 넘어 업종 전체적으로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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