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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억 내기 제안'에 서울 "고려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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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억 내기 제안'에 서울 "고려 안 한다"

입력
2016.05.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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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사진=이재명 페이스북.

이재명(52) 성남FC 구단주의 '10억 원 빚 탕감 대전' 제안에 대해 FC서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의 한 관계자는 10일 오후 본지와 통화에서 "(이재명 구단주의 제안을) 구단에서 검토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며 "이미 서울 구단 자체적으로도 많은 사회 공헌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구단주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한판 뜹시다. FC서울에 10억 대전 또는 빌리언 대전 제안"이라고 적으며 14일 홈구장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성남과 서울의 경기 결과를 놓고 내기할 뜻을 내비쳤다. 이 구단주는 "성남이 질 경우 장기연체 채무자 빚 10억 원을 매입해 탕감하겠으니, 서울이 지면 장기연체 채무자 빚 5억 원을 책임져 달라"라고 제안했다.

이는 성남시의 사회 공헌 활동과 관계가 깊다. 성남시는 10년 이상 연체된 채권을 원금의 1% 수준으로 구매해 채무자를 구제하는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대개 3개월 이상 연체된 악성ㆍ장기 연체자들의 채권을 대부업체에 헐값에 팔아 넘기는 데 매매는 원금의 1~10% 수준으로 이뤄진다.

이 구단주는 비영리 은행인 주빌리은행의 공동 은행장을 맡고 있다. 주빌리은행은 장기연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설립된 은행이다.

이 구단주는 10억 원 빚 탕감 제안을 했지만, 결국 내기에서 오가는 금액은 원금의 1%인 500~1,000만 원 정도다. 이 구단주는 "채권 10억 원은 1,000만 원이면 살 수 있다"며 "그럴 리 없겠지만, 패배가 두려워 서울이 '10억 대전' 또는 '빌리언 대전'을 사양한다면 장기연체채권 5억 원의 매입금 500만 원은 서울팬 원정입장료에서 조달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서울이 이에 응할 계획이 없다고 알리면서 대전은 사실상 무산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이번 제안은 성사되더라도 국민체육진흥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어느 한 쪽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 형식이 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제안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한편에선 스포츠의 정치적 이용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 구단주는 지난 3월에도 독특한 제안을 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시민구단 수원FC와 경기를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이긴 팀의 시청 깃발을 진 팀의 시청에 걸자"고 제안했고, 염태영(56) 수원시장이 이에 화답하면서 '깃발 더비'는 성사됐다. 하지만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깃발 더비의 승자는 없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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