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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ㆍ마블 양 날개 달고... 전 세계 스크린 휘젓는 디즈니

입력
2016.05.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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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월트)디즈니 없으면 극장들 다 망했을 겁니다.”

한 극장 관계자의 발언을 과장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미국 대형 스튜디오 월트디즈니의 국내법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월트디즈니)가 배급한 영화들이 요즘 극장가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9일 일일 흥행순위 5위 안에만 두 편의 월트디즈니 영화가 들었다. 1위에 이름을 올린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시빌 워)가 이날까지 모은 관객은 746만617명이다. 지난달 27일 개봉해 13일 만에 거둔 흥행 성적으로 1,000만 관객 돌파는 무난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5위에 오른 ‘주토피아’의 흥행 뒷심도 놀랍다. 466만9,629명이 찾은 이 영화는 2월 17일 개봉했다. 석 달 가까이 극장에 머물며 흥행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시빌 워’와 ‘주토피아’가 지난 어린이날 합작해 낸 관객 수만 92만3,957명이었다.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는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와 함께 봄 극장가를 주도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는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와 함께 봄 극장가를 주도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소수정예 작품으로 세계 극장가 장악

월트디즈니 영화들은 최근 국내 극장가에서 유난히 강세를 보여왔다. 2014년 1월 개봉한 ‘겨울왕국’이 포문을 열었다. 1,029만6,101명이 관람하며 애니메이션영화 최초로 1,000만 고지를 점령했다. 지난해에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이 1,049만4,499명을 모으며 2년 연속 1,000만 클럽에 가입했다. ‘시빌 워’가 1,000만 관객을 넘으면 국내 최초로 3년 연속 1,000만 영화를 탄생시키게 된다. 지난해 월트디즈니는 9편만을 배급하고도 국내 관객 점유율 3위(11.5%)에 올랐다. ‘빅히어로’와 ‘인사이드 아웃’ ‘앤트맨’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등이 바통을 주고 받으며 거둔 성적이다.

한국인만 월트디즈니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해외에서도 월트디즈니 영화들이 질주하고 있다. 지난 주말(6~8일) 북미(미국과 캐나다)시장 흥행 순위 1위와 2위는 ‘시빌 워’(1억7,913만9,142달러)와 ‘정글북’(2,448만8,436달러)이 나란히 차지했다. ‘정글북’은 월트디즈니의 최근작으로 국내에서는 6월 9일 개봉 예정이다. 미국의 흥행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8일 기준 올해 전세계 흥행 1위는 ‘주토피아’(9억5,816만2,582달러)이고, ‘정글북’(7억7,920만701달러)과 ‘시빌 워’(6억7,313만9,142달러)는 3위와 5위에 각각 올라있다. 월트디즈니가 올해 북미시장에서 벌어들인 돈만 11억2,050만달러로 시장점유율 1위(29%)를 달리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흥행 질주다.

월트디즈니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정글북’에 이어 7월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후속작인 ‘도리를 찾아서’가 개봉하고 9월 ‘거울나라의 앨리스’가 극장가를 찾는다. ‘도리를 찾아서’와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관객들의 인지도가 높아 흥행 가능성이 크다. 11월에는 영국 유명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해 화제를 모은 ‘닥터스트레인지’가, 12월에는 ‘스타워즈 앤솔러지: 로그 원’이 각각 개봉한다.

내달 9일 개봉하는 '정글북'은 '아이언맨'시리즈로 유명한 존 파브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내달 9일 개봉하는 '정글북'은 '아이언맨'시리즈로 유명한 존 파브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마블과 애니가 양 날개 역할

월트디즈니의 강점은 다양한 콘텐츠다. 애니메이션부터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빅히어로’와 ‘주토피아’ 등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통을 잇는 동시에 2006년 인수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작품들(‘인사이드 아웃’과 ‘도리를 찾아서’)이 다채로움을 더한다. 애니메이션제국이라는 수식이 과하지 않다.

애니메이션이 월트디즈니의 고공비행을 가능케 한 한쪽 날개라면 또 다른 날개는 마블엔터테인먼트다. 마블엔터테인먼트 산하 마블스튜디오가 마블코믹스 캐릭터를 바탕으로 실사영화들을 만들며 월트디즈니의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시빌 워’와 ‘닥터스트레인지’가 개봉한 데 이어 내년엔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마블 인장을 달고 극장가를 찾는다. 2009년 월트디즈니가 마블엔터테인먼트를 40억달러에 인수할 때만 해도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다. 마블코믹스가 만들어 낸 캐릭터들을 월트디즈니가 망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고, 인수 금액도 지나치게 높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있었다.

월트디즈니의 성공은 가족영화의 득세와 무관치 않다. 2010년대 들어서며 가족 단위 관객들이 주요 관객층으로 등장하며 월트디즈니 영화들이 잇달아 흥행하고 있다. 1923년 창립 때부터 가족 관객을 겨냥해왔던 전략이 21세기 들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가족 관객들을 잡을 수 있는 영화들은 어느 정도 관객몰이를 하면 (다른 영화에 비해) 더 흥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식 슈퍼히어로를 앞세워 할리우드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의 관심을 촉발하는 점도 월트디즈니의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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