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식기 형상을 3D프린터로 재현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3자에 배포한 일본 여성에게 40만엔(약 434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반면 성기를 본뜬 작품 전시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9일 도쿄지방재판소는 만화가인 이가라시 메구미(五十嵐惠ㆍ44)씨에게 ‘외설 전자적 기록 배포죄’를 적용해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로쿠데나시코(쓸모없는 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가라시는 2013년 10월과 2014년 3월 자신의 성기 형상을 3D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는 데이터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나베 미호코(田邊三保子) 재판장은 “데이터 자체는 무형이지만, 여성 음부의 모양을 입체적으로 생생하게 재현해 열람자의 성적 욕망을 자극할 수 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반면 이가라시는 2014년 7월에는 자신의 성기를 본뜬 외설적 석고 제품을 도쿄의 한 성인용품점에 전시한 혐의도 받고 있지만 이 부분은 무죄가 선고됐다. 다나베 재판장은 “피부와 전혀 다른 색깔인데다, 주위에 장식도 해서 곧바로 여성의 성기라고는 연상할 수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팝아트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며 예술성과 사상성에 의해 성적자극이 완충되는 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외설성이 제기된 형사재판에서 일부 무죄가 나온 것은 영화 ‘감각의 제국’외설사건 이후 30년만의 획기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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