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당한 BBC취재진들과 함께 방북
“배움에 굶주린 학생들을 발견한 것이 이번 방북의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북한 교육 실태를 둘러본 노벨상 수상자들이 “북한 대학생들은 지식에 목말라 있다”며 인터넷 검열 등 억압적이고 열악한 교육 환경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달 30일부터 6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던 아론 치에하노베르(2004년 화학상), 리처드 로버츠(1993년 생리의학상), 핀 킨들랜드(2004년 경제학상) 박사 등 노벨상 수상자 3명은 지난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외신기자회견을 열고 방북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무엇보다 인터넷 사용이 규제돼 있어 학생들이 연구 수준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배우고자 하는 열의만큼은 대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 대부분이 통역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영어 실력이 훌륭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능한 북한 학생을 자신들의 연구소에 초청할 뜻을 내비쳤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제초제 연구로 큰 성과가 기대되는 한 학생을 자신의 하이파 연구소에 초대했고 로버츠 교수도 북한 대학생 한 명을 매사추세츠 연구소에 초청하기 미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의 계획이 실현될 지는 미지수다. 초청국 비자 문제뿐만 아니라 해외로 나간 대학생들이 망명할 수 있다는 북한 당국의 우려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세 석학들은 북한의 평범한 학생들을 만난 것이 아니라, 감시 속에서 지배 권력에 충성하는 명문대 학생들을 마주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들과 함께 방북 동행 취재에 나섰던 BBC취재진 3명은 ‘불경한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북한당국으로부터 추방당했다. 노벨상 수상자 3명은 지난달 29일 국제평화재단과 함께 방북한 뒤 이달 6일까지 김일성대학과 평양과학기술대, 김책공업대 등지를 돌면서 강연을 펼치고 7일 베이징으로 돌아왔으며 당초 취재진도 이들과 일정을 함께 할 예정이었다.
이원준 인턴기자(고려대 정치외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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