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부터 컬처혁신 바람
수평적 문화ㆍ열린 소통 지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로운 삼성을 위해 신생 혁신 기업을 뜻하는 ‘스타트업’ 문화를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관리의 삼성’으로 대변되던 수직적 문화에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표방하는 이재용식 경영 철학이 이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수평적 조직 문화와 스타트업의 열린 소통을 지향하는 의미에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언했다. 삼성의 핵심인 삼성전자부터 가볍고 빠른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이 부회장의 결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체질 개선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공간은 삼성전자 연구개발 인력이 몰려 있는 수원 사업장이다. 지난 2일 새로 문을 연‘센트럴파크’는 건물 1층에 자리잡은 공원부터 탁 트인 사무실 인테리어와 커피숍처럼 꾸민 회의실까지 미국 실리콘밸리를 떠올리게 한다. 직원들은 이 곳에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시제품도 제작한다. 이중 상용화 가치가 높은 아이템은 별도 법인으로 설립할 수도 있다. 불필요한 근무도 사라지고 있다. 매월 급여일엔 야근과 회식 없이 정시 퇴근을 독려하는 ‘패밀리데이’가 대표적인 예다. 혁신의 움직임은 다른 계열사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는 제조업을 근간으로 상하 관계 위주의 시스템이 중요했다”며 “그러나 이젠 경쟁력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한 만큼 이에 맞춰 가장 능동적 대응이 필요한 삼성전자부터 변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부터는 직급을 비롯한 인사제도 개편도 예고돼 있다. 특히 그 동안 극단적 성과주의로 대표되던 보상 제도의 변화가 담는 의의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신동엽 연세대 교수는 “사업간 경계를 허무는 스타트업 문화의 안착을 위해선 사업 단위별 성과 차별보다 융ㆍ복합을 통한 새 경쟁력 발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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