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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를 왜 읽어야 하는지 알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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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를 왜 읽어야 하는지 알리고 싶어”

입력
2016.05.0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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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우구스티누스는 진리를 탐구하는 데 자신의 생애를 송두리째 걸어 진리의 연인이란 호칭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우구스티누스는 진리를 탐구하는 데 자신의 생애를 송두리째 걸어 진리의 연인이란 호칭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아우구스티누스의 한 글자, 한 작품이라도 더 옮겨 남기고픈 욕심에 경남 함양 지리산 자락에서 번역에 몰두하고 있어요. 1,500년 전 인물이지만 누구보다도 현재적 의미를 지녔고 여전히 번역이 나오는 유일한 교부(敎父)잖아요.”

성염(74)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9일 ‘고백록’(경세원) 라틴어 원전 번역본 출간을 기념해 마련한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고백록은 초대 그리스도교회의 대표적 사상가이자 철학자, 성인인 아우구스티누스가 자신의 사상이 원숙기를 맞은 43세에 쓴 일종의 자서전으로 인간론, 시간관, 성경해석론 등을 응축한 고전으로 통한다.

성 전 대사는 “라틴어 산문은 키케로, 시문은 베르길리우스의 글이 아름답다고들 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의 글도 라틴어로 읽으면 아름다운 구절이 많아 명문 사전에도 그의 문장이 많이 인용된다”며 “그걸 조금이라도 살리려는 욕심에 필요한 경우 원어를 주석 등에 많이 적어 넣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와 광주가톨릭대에서 신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로마 교황립 살레시안대에서 동양인 최초로 라틴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교수, 서강대 철학과 교수 등도 지냈다.

그가 예로 든 미문은 ‘진리여, 당신께서는 내게 누구십니까? 내가 당신께 무엇이기에 나더러 당신을 사랑하라고 명하십니까?’같은 것이다. 한 때 사제가 되고 싶었지만 학자의 길을 택했다는 그는 앞서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삼위일체론도 옮겼다. 이번 고백록 번역으로 아우구스티누스 3부작 번역을 완성한 셈이다.

“18세에 키케로를 읽고 진리 탐구에 생을 건 진리의 연인, 아우구스티누스는 철학과 신학을 한줄기에 합류시켜 학문적으로도 가치가 큰 인물입니다. 한편으로는 기도하며 ‘저를 좀 바꿔주십시오. 지금 말고 조금 있다가요’라고 말하기도 하는 인간적 면모도 보이죠.”

성 전 대사는 “최근 가톨릭에서 사회 문제에 대한 발언이 많은데, 아우구스티누스는 1,500년 전에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떼’라고 발언할 만큼 사회교리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인간이란 그 자체가 실로 위대한 심연이라며 고백록을 시작한 그는 인간이란 사랑이라는 결론으로 나아간다”고 설명했다.

“많은 대학에서 철학이 배제 당하고 있지만 인간의 본질은 사랑이며, 개인이든 인류 집단이든 사회적 사랑을 하면 구원받고, 사사로운 사랑으로는 멸망한다는 경고는 철학적 탐구를 통해야 가능한 거죠. 아우구스티누스가 아직도 읽히는, 읽혀야 하는 이유가 아마 여기 있지 않을까요.”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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