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사 합격자 발표 지연ㆍ무산 원인 지목
경북 안동시 경안학원 재단분규가 수년째 지속되면서 파행(2월4일 14면)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 재단 산하 학교장이 자신의 조카가 응시한 국어교사 신규채용 면접시험에 면접관으로 참가한데다, 최종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직무대행 이사가 특정 응시생을 합격시켜야 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말썽이 일고 있다.
9일 경안학원과 학부모 등에 따르면 당초 지난 2월2일 경안학원 산하 경안중ㆍ고교와 경안여중ㆍ여고 등 4개교의 2016학년도 중등교사 최종합격자를 발표키로 했다. 하지만 합격자 확정을 위한 재단이사회가 정족수 미달로 몇 차례 무산, 발표를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사회 파행을 참지 못한 응시생이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이 ‘7일 이내 합격자 발표를 하지 않을 경우 1일 100만원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한다’고 결정했다. 이사회는 2월29일 국어 과목에 대한 합격자가 없다고 결정, 공고까지 마쳤으나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재단산하 L교장은 자신의 조카가 국어 과목에 응시했는데도 교장 4명 이사 5명으로 구성된 면접시험에 면접관으로 참석했다. 그는 자신의 학교에서 국어과목 기간제 교사로 재직 중인 S 교사가 채용시험에 정식으로 응시, 경상북도교육청에서 위탁 실시한 중등교원후보자 선정 경쟁시험에서 1등으로 합격한 후 해외연수 일정과 2차 면접을 위한 서류제출일정이 겹쳐서 갈 수 없는 입장이라고 보고하자 학교장이“서류제출에 있어서는 알아서 문제 없이 해주겠다”면서 해외연수에 참여하라고 지시해 결국 서류제출 미비로 2차시험 응시도 못하고 탈락했다.
임용고사 최종 합격자 결정의 건을 위한 이사회에서 모 직무대행 이사는 “2등 응시생이 최종합격자 점수 취득생보다 면접을 잘 하더라”라는 주장과 함께 “이 응시생을 합격 시켜야 한다”며 L교장의 조카를 밀어줘 의혹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경북교육청은 지난 3월22일 형식적인 사무감사만 실시하고 징계처분도 하지 않는 등 무사안일한 행정지도를 하면서 사학재단 비리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경안 측은 수 차례 확인요청에도 답변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학부모들은 “경안학원의 비리와 파행이 지속되면서 학생들의 학습권만 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해당 학교장과 문제의 직무대행 이사 승인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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