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적 경쟁 치중한 탓” 지적에
금융당국 “英, 출시 다음해에 늘어”
‘비과세 만능통장’으로 주목 받으며 출시 한달 만에 가입자 150만명을 끌어 모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10개 가운데 7개 이상은 가입액이 1만원 이하인 이른바 ‘깡통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이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ISA 금융사 가입금액별 계좌 현황 자료’에 따르면 ISA 출시일(3월14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한달 간 은행권에서 개설된 ISA 계좌는 136만2,800여개, 가입 금액은 6,311억여원(계좌당 평균 약 46만3,000원)이었다.
하지만 은행 계좌의 74.3%에 해당하는 101만3,600여개는 가입액이 1만원 이하였다. 100원 이하가 예치된 초소액 계좌도 2.0%인 2만8,100여개에 달했다. 이들 계좌의 가입액은 총 150만원으로 계좌당 평균 가입액은 53원에 그쳤다.
가입액이 1,000만원을 넘는 계좌는 전체의 1.6%(2만2,000여개)로 100원 이하 계좌 수보다 적었지만 가입 총액은 전체의 64.4%(4,066억원)를 차지했다.
증권사에도 깡통계좌가 적지 않았다. 출시 한 달간 개설된 14만2,800여개 계좌의 총 가입액은 3,877억여원으로 평균 가입액(271만4,000여원)은 은행의 6배였지만 역시 1만원 이하 계좌가 36.4%(5만2,000여개)나 됐다. 은행ㆍ증권을 포함한 전체 계좌 중 1만원 이하 비중은 70.8%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ISA 초반 흥행을 강조한 금융당국과 외형 경쟁에 치중한 금융회사의 합작품이란 지적이 나오지만 금융당국은 “영국 등에서도 ISA 출시 다음해에 가입액이 크게 늘었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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