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27ㆍPNS)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주 만에 다시 찾아온 우승 기회를 안타깝게 잡지 못했다.
양희영은 9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프랫빌의 RTJ 골프 트레일 세네이터 코스(파72ㆍ6,599야드)에서 열린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에 보기 3개로 5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다. 선두 아리야 주타누간(태국)보다 4타 뒤진 채 4라운드를 시작한 양희영은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내 스테이시 루이스, 모건 프레슬(이상 미국)과 공동 2위에 올랐다. 지난주 텍사스 슛아웃에 이은 2주 연속 준우승이다.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양희영은 통산 2승을 올렸다. 세계랭킹 8위로 한국 선수 중에는 네번째 상위 랭커여서 리우 올림픽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
주타누간은 14언더파 274타를 쳐 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양희영은 전반에 4타를 줄이며 치고 올라와 주타누간과 선두 경쟁을 벌였다. 주타누간이 13번홀(파3)에서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단독 선두로 나서자 양희영은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1m에 붙여 버디로 응수, 동타를 만들었다.
하지만 양희영은 17번홀(파5ㆍ485야드)에서 나온 실수가 뼈아팠다.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낸 양희영은 그린을 직접 노리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러프로 들어갔다. 어프로치샷은 그린을 지나쳐 반대 쪽의 해저드로 빠지는 바람에 1벌타를 받고 다섯번째 샷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보기를 적어냈다.
3라운드에서 무려 9타를 줄이는 신들린 샷을 날렸던 주타누간은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샷 감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주타누간은 16번홀에서 1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양희영 등 2위 그룹의 추격을 2타차로 벌렸다. 생애 첫 우승에 대한 긴장감 때문에 주타누간은 17번홀에서 1.2m짜리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어내 1타차로 쫓겼다.18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리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벙커샷을 홀 1.2m에 떨어뜨린 뒤 우승 파 퍼트를 성공하고 눈물을 흘렸다.
주타누간이 우승을 확정하자 그린에서는 같이 LPGA 투어에서 뛰는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과 어머니, 동료 태국 선수들이 나와 축하를 보냈다. 주타누간은 “마지막 3개홀에서는 손과 다리가 떨려 컨트롤을 할 수가 없었다”며 우승에 대한 긴장감을 털어놓었다.
박희영(27)과 호주 교포 이민지(20ㆍ하나금융그룹)가 11언더파 277타를 쳐 공동 6위에 올랐다. 유소연(26ㆍ하나금융그룹)은 10언더파 278타를 쳐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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