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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방담]여의도 '봉숭아 학당' 다시 문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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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방담]여의도 '봉숭아 학당' 다시 문 여나

입력
2016.05.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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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6선 문희상 의원실에

초선 당선자 삼삼오오 찾아

의정활동 조언 들으며 소통

국민의당도 박지원 특강 후

“한 말씀이라도 더” 후배들 열의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6선ㆍ경기 의정부갑). 연합뉴스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6선ㆍ경기 의정부갑). 연합뉴스

요즘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6선ㆍ경기 의정부갑)의 국회 의원회관 454호에는 더민주 초선 당선자들이 2, 3명씩 짝지어 드나드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고 있다. 원로 선배로부터 의정활동에 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찾은 이들에게 문 의원은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참석은 결코 쉽지 않지만 꼭 지켜야 한다” “싸우는 국회가 아니라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같은 ‘깨알’ 조언을 해주고 있다. 그는 또 붓글씨로 ‘무신불립(無信不立ㆍ믿음이 없으면 개인이나 국가가 바로 설 수 없다)’, ‘화이부동(和而不同ㆍ남들과 친하되 뜻을 굽혀가며 어울리지 않는다)’ 같은 논어의 한 구절을 써서 건네주고 있다. 문 의원실 관계자는 “한동안 문 닫았던 ‘봉숭아 학당’이 20대 국회를 앞두고 부활하는 것 같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국회 개원(30일)을 앞두고 여의도에서 사라진 듯 보였던 봉숭아 학당이 재등장하고 있다. 봉숭아 학당은 중진급 이상 정치인의 의원실에 초재선 젊은 의원들이나 기자들이 드나들며 정치 현안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당내 정보를 주고받던 정치 풍토를 빗대기 위해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개그프로그램 코너명에서 따온 용어다. 문 의원은 “김대중ㆍ김영삼ㆍ김종필 3김 시대에는 주요 정치인의 집에서 중요한 논의와 결정이 이뤄졌다”며 “그러나 노무현ㆍ이회창 두 대선 후보가 보스 정치의 폐해를 없애겠다며‘자택 정치’를 그만두겠다면서 의원실이 그 공간을 대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7대 국회에서 문 의원이 주축이 된 봉숭아 학당은 선후배 의원 사이를 잇는 연결 고리 역할을 했으며 인간적인 정을 나누는 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계파 정치라는 부작용이 생긴 데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가 주요 소통 창구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레 그 존재가 희미해졌다.

최근 그러나 여소야대 구도로 야당의 정치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자 야권을 중심으로 봉숭아 학당 재개관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민의당 쪽에서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정책역량강화 집중 워크숍 특강 후 ‘우리도 배워보자’는 의견들이 많다고 한다. 국민의당 한 초선 당선자는 “초선 의원들이 일찍부터 공부 모임을 만들어 선배들에게 뭐라도 하나 더 배워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더민주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이 특정 개인에 의존하지 않고 각자 알아서 국회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경험 많고 인간미 넘치는 선배 의원들을 찾아 다니며 한 말씀이라도 더 듣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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