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 주석단 자리배치와 권력서열 변동
최룡해 전진 배치되고 강석주는 빠져
박도춘 등 핵-미사일 과학자들 명단에
6일 개막한 북한 7차 노동당대회 자리 배치를 보면, 박도춘 군수담당 비서를 비롯한 핵ㆍ미사일 개발자와 리수용 외무상 등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권력서열 명단에 없는데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가까운 자리를 꿰차 영향력을 과시했다. 반면 북한의 대외관계를 총괄해 온 강석주 당비서는 당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지난해부터 오르내린 건강악화로 인한 2선 후퇴 설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졌다.
노동신문은 7일 “주석단에는 당의 투쟁에서 특출한 공로를 세운 대표들이 자리잡았다”며 주요인사 3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북한 핵심 지도층이 앉는 주석단은 북한 내 권력 집단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 그룹에서는 최룡해 당비서의 전진 배치가 눈에 띈다. 그는 김기남 당비서보다 김 위원장에 더 가까이 앉았다. 지난해 서열 11위였던 강석주는 당대회 명단에서 아예 빠졌다. 최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자주 모습을 드러낸 리수용 외무상과 안정수 당 경공업부장도 39명의 명단에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핵ㆍ미사일 개발에 앞장선 과학자들을 명단에 새로 올려 과학 중시 정책과 핵ㆍ미사일 개발 의지를 과시했다. 박도춘 군수담당 비서와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조춘룡 제2경제위원장이 나란히 주석단에 자리를 차지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김양건 사망 때는 장례위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이밖에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황병서 총정치국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리용무 국방위 부위원장,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김영철 대남담당 비서, 리만건 군수공업부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주석단 자리 배치에서 가장 주목 받은 인물은 조용원이다. 상급자인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명단에 포함된 것과 달리, 조용원은 당대회 집행부 명단에서 빠졌다. 그럼에도 조용원은 주석단에서 김 위원장의 바로 뒷줄 오른편 두 번째 자리에 앉아 최고권력의 각별한 신임을 과시했다. 북한 권력층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조직지도부는 북한 권력층의 사상검열과 인사, 감찰을 맡는 핵심 권력으로, 36년 만에 열린 이번 당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조용원은 특히 지난해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을 황병서 총정치국장 다음으로 많이 수행하는 등 강력한 친위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이들의 권력서열은 조만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8일 “북한은 당대회 폐막에 맞춰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 세대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종 권력서열은 그때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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