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노멀.’ 평범한 자동차의 수준을 끌어 올리겠다는 아반떼의 슬로건이다. 아반떼는 수준을 높이며, 20~30대가 생애 처음으로 구입하는 차로 인기를 끌었지만 젊은 층을 위한 특별함이 부족하다는 점은 고민이었다. 이런 고민이 탄생시킨 아반떼 스포츠는 기존 아반떼에 스포츠카의 성능과 세련된 감각을 더한 모델이다.
실제 아반떼 스포츠의 겉모습은 날렵했다. 아반떼 AD와 외관상 큰 차이는 없지만 터보 엠블렘을 넣은 스포츠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노출형 싱글 트윈팁 머플러 등에서 스포츠 감성이 묻어났다. 아반떼 스포츠의 전용 컬러인 피닉스 오렌지, 블레이징 옐로우 등 11종의 다양한 색상도 특징이다.
이달 3일 인천 운서동 네스트호텔에서 현대차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이 열리는 송도 서킷까지 왕복 61㎞ 구간을 달렸다. 시승차는 수동변속기(MT) 모델(1,963만원),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 모델(2,158만원), 익스트림 셀렉션(2,410만원) 중 익스트림 셀렉션 모델이었다.
강풍주의보가 발령될 만큼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 속에서 인천대교를 지나야 해 신경을 잔뜩 곤두세워야 했다. 하지만 아반떼 스포츠는 운전석에 앉을 때부터 ‘스포츠카이니 안심하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두툼한 소재의 붉은 색 ‘스포츠 버킷 시트’는 몸을 포근하게 감싸 안정감을 줬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한 뒤 가속페달을 밟자 순식간에 분당 엔진 회전수(rpm)가 6,000까지 올라갈 정도로 엔진 반응속도가 빨랐다. 1.6ℓ 터보엔진에서 나오는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ㆍm의 강력한 ‘힘’덕분에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빠르게 강풍을 뚫고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차체 안정성도 괜찮은 편이었다. 급회전 구간에서 차체는 운전대를 돌리는 만큼 적당하게 움직였고, 자세 역시 흐트러지지 않았다. 기존보다 1인치 커진 18인치 타이어와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로 충분한 제동력을 갖췄다.
그러나 디테일은 아쉽다. 튜닝한 머플러로 스포츠카 고유의 폭발적인 배기음을 흉내내기는 했지만 기대보다 소리가 약했다. 실내 디자인도 버킷 시트 외에는 아반떼 AD와 차별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를 고려하면 괜찮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터보 엔진이 주는 운전의 재미, 스포츠카의 감성 등을 느끼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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