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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담뱃갑 경고그림 상단배치 철회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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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담뱃갑 경고그림 상단배치 철회 안 된다

입력
2016.05.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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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가 담뱃갑 상단에 흡연 경고그림을 부착하려던 보건복지부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규개위는 최근 경고그림을 담뱃갑 포장지 상단에 표기하라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의 해당 조항을 철회할 것을 복지부에 권고했다. ‘경고그림을 상단에 넣거나 하단에 넣거나 효과 차이를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렇게 되면 담배회사들은 경고그림 위치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된다.

규개위는 시행령 심사 과정에서 담배업계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고 한다. 당시 담배 제조사들은 “경고그림이 담배 판매자의 정신건강을 해친다”는 황당한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규개위가 담배업계 이익을 지켜주기 위해 국민건강을 포기한 셈인데, 이는 명백한 국제협약 위반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은 담배업계 로비로부터 공중보건 정책을 보호하기 위해 담배업계 관계자의 정부위원회 참석을 불허하고 있다.

경고그림을 상단에 부착해야 노출도가 높다는 건 상식이다. 실제 경고그림을 상단에 배치할 때 시선점유율이 20% 정도 높고 응시 시간도 긴 것으로 확인됐다. 하단에 그림을 넣으면 담배를 진열할 때 잘 보이지 않고, 당연히 흡연자들에게 경고 효과도 낮아진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도 대다수 국가들이 담뱃값 앞면 상단에 경고그림을 배치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아예 가입국에 상단 배치를 의무화했다. 경고그림의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캐나다의 흡연율은 5년 만에 6% 포인트, 영국은 10년 만에 8% 포인트가 각각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금연정책 후진국이다. 성인남성 흡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그리스 다음으로 높고 매년 6만 명이 흡연으로 목숨을 잃는다. 경고그림 부착은 흡연의도를 억제시켜 국민 건강을 지키고 흡연 가능성이 있는 청소년들의 흡연 시작을 막기 위한 목적이 크다. 담배업계 반대를 뚫고 관련 법안이 발의된 2002년 이후 14년 만에 경고그림 부착이 가능해졌는데, 또 다시 업계 로비에 밀려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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