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마친 뒤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국회 국정조사를 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당의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 요구에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향후 20대 국회가 펼칠 여야 협치의 첫 단추를 뀄다는 평가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긴급 당정협의 직후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정은 ▦서울아산병원 외 피해조사기관을 국립의료원 등으로 확대 ▦폐기능 외 피해 손상 부위 역학관계 범정부 차원서 조사 ▦치료비ㆍ장례비 외 생활지원자금 확대 ▦검찰에 원인 규명 및 위ㆍ불법 사례 엄정 처벌 촉구 ▦옥시 외 유통 중인 살생물제 전수조사 및 단계적 시장 퇴출 등의 결론을 내렸다.
김 정책위의장은 또 “환경부 중심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대처가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총리실 중심으로 신속하고 종합적 대책이 즉시 마련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은 또 소비자가 기업의 불법 행위로 손해를 입은 경우 일부 승소로도 모든 관련 소비자가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받도록 하는 ‘소비자 집단소송법’, 가해 기업이 사망자를 내는 등 중대한 잘못을 할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더 많은 손해배상을 물리는 ‘징벌적 손해배상법’ 등 야당의 처리 요구 법안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처음 열린 이날 당정협의에서 1991년 원진레이온 사태를 예로 들며 “정부 대응이 원진레이온 사태 때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정부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당쪽에서 정 원내대표와 김 정책위의장, 권성동ㆍ이명수 의원, 정부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이 참석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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