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도 막지 못했다. 김태우도 마찬가지였다. 이현우와 김현숙도 출연에 의미를 둬야만 했다. 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의 인기 코너 ‘복면가왕’은 또 다시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독무대였다. 실력파 가수와 숨은 재주꾼을 다 물리치고 8연승을 차지한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일요일 저녁 또 한번 온라인을 뜨겁게 만들었다.
때 아니게 봄바람에 낙엽이 떨어진 격이었다. 우승을 차지해도 별다른 의문이 들지 않을 만한 실력자들이 이날 ‘복면가왕’ 무대에 올랐으나 결국 헛심만 쓰고 물러나야만 했다.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위력이 새삼 확인된 방송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개그우먼 김현숙은 달달한 초콜릿이라는 가명으로 무대에 올라 신중현의 명곡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했으나 슬램덩크라는 이름으로 고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을 부른 출연한 김태우에 밀렸다. 이현우는 밤의 제왕 박쥐맨으로 등장해 송창식의 ‘사랑이야’를 불렀으나 신비한 원더우먼으로 모습을 드러내 ‘강남스타일’을 부른 양파에게 승리를 내줬다. 이어 김태우와 양파는 이문세의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각각 부르며 대결을 펼쳤고, 승리는 양파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우리동네 음악대장은 티삼스의 ‘매일 매일 기다려’를 열창하며 양파의 도전을 물리쳤다. 8연승이라는 새로운 기록이 세워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승리는 여느 때보다 극적이었다. 대중으로부터 오랫동안 가창력을 인정 받아 온 양파와 김태우, 이현우 등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8번째 영예를 안아서다. 김현숙의 깜짝 출현도 큰 화제가 되지 못할 만큼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노래로 구축한 성채는 높기만 했다.
네티즌은 이날 놀라움과 함께 우리동네 음악대장을 향한 찬사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란에 올리며 8연승을 축하했다. “난 음악대장이 일부러 가왕 자리에서 내려오려고 하지 말고 진짜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 오늘도 소름 돋았다”(akem****)는 상찬의 글도 있었고, “못 이겨 못 이겨”(gloo****)식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성취를 평가하기도 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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