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으로 빠져 있는 오재일.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선두 두산이 시즌 첫 4연패에 빠지며 최대 고비를 맞았다.
두산은 8일 잠실 롯데전에서 난타전 끝에 11-17로 패했다. 20승 고지를 앞두고 네 차례나 패배의 쓴 맛을 본 탓에 시즌 성적은 19승10패가 됐다. 2위 SK와 승차도 불과 0.5경기로 줄었다. 21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쳤던 타선이 모처럼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8점을 뽑았지만 이번엔 마운드가 무너졌다. 특히 선발 허준혁(4이닝 5실점)이 내려간 이후 불펜진이 8-8로 균형을 맞춘 7회초에 대량 실점하며 팽팽했던 승부가 단숨에 넘어갔다.
최근 두산의 부진은 투타 엇박자다. 두산은 한창 잘 나갈 때 최고의 투타 밸런스를 자랑했다. 지난 3일까지 19승6패를 기록하는 동안 팀 타율(0.292)과 팀 평균자책점(3.00) 모두 10개 구단 가운데 1위였다. 그러나 5일 어린이날 LG전에서 7-8로 진 이후 6~8일 롯데와 3연전에서 극심한 엇박자를 냈다. 6, 7일 2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했고, 8일에는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재환이 1회부터 무득점 침묵을 깨는 2점 홈런을 터뜨렸지만 투수들이 집단 난조를 보였다.
두산은 6회말까지 분위기가 좋았다. 그 동안 부진했던 닉 에반스가 5-8로 뒤진 6회말 1사 1ㆍ2루에서 롯데 불펜 투수 이정민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아치를 그렸다. 이 때만 하더라도 경기 흐름을 다시 가져오는 듯 했다. 그러나 왼손 불펜 진야곱이 7회초 1사 후 연속 4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이어 올라온 왼손 진야곱 역시 ⅓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2개씩을 허용하며 진야곱의 승계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들여보내고 자신의 책임 주자 1명도 홈을 밟았다.
불펜 운영은 김태형 두산 감독이 가장 우려했던 일이었다. 김 감독은 단독 선두를 질주할 당시 기뻐하는 마음보다 마무리 이현승과 셋업맨 정재훈에게 쏠리는 과부하를 걱정했다. 이현승, 정재훈은 부상 경력이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이다. 김 감독은 "이제 왼손 투수를 써볼 때가 됐다"며 새로운 돌파구를 구상했다.
이에 지난달 27일 왼손 불펜 함덕주를 1군에 올리고 오른손 불펜 김강률을 2군으로 보냈다. 이로써 왼손 불펜 요원은 이현승을 제외하고 함덕주, 이현호, 진야곱까지 3명으로 늘었다. 지난 시즌 셋업맨으로 활약한 함덕주는 올 시즌 초반 4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한 뒤 지난달 9일 넥센전을 끝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함덕주는 지난해 68경기에서 7승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65로 활약한 검증된 자원이다. 이현호와 진야곱 역시 선발은 물론 롱릴리프까지 소화할 수 있어 쓰임새가 높다. 그러나 이들 세 명은 이날 나란히 실점을 하는 등 김 감독의 기대치만큼 올라오지 않아 고민거리를 안겼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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