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 혜택 집중… 中企는 56%가 납부
세금 내는 법인 비율 갈수록 줄어
국가에 세금을 내는 법인 비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과세대상 법인 2곳 중 1곳은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은 10곳 중 6곳이 법인세를 면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경제개혁연구소가 2008~2015년 국세통계연보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법인세 신고 의무가 있는 기업 55만472곳 중 실제 법인세를 낸 기업은 29만290곳으로 전체의 52.7%로 나타났다. 법인세 신고 의무법인 가운데 절반가량(47.3%)은 세금을 내지 않은 셈이다.
소득이 없는 근로자가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듯 영업손실을 본 법인들도 세금을 면제받는다. 2014년 기준 전체 법인 중 세전 이익을 낸 곳은 전체의 65.3%인 35만9,568곳이었다. 세전 손실을 본 19만904곳은(34.7%)은 법인세를 면제받았다. 나머지 6만9,278곳(12.6%)은 영업이익을 내고도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연구ㆍ개발(R&D) 투자에 들어간 금액을 비용으로 인정받는 등 각종 세제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된 결과다.
법인세를 부담하는 기업 비중은 2007년 56.9%였으나 2009년 54.3%, 2013년 52.9% 등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2014년 법인세 면세 기업 비중(47.3%)은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48.0%)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특히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면세 비중이 높았다. 2014년 기준 법인세를 낸 대기업은 3만7,862곳으로 전체(10만1,021곳)의 37.5%에 그쳤다. 반면 중소기업의 법인세 납부 비중은 56.2%로 대기업을 훨씬 웃돌았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대기업은 연구·개발(R&D)비 등 투자와 인력 채용 등 투자 및 고용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각종 공제를 더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10대 그룹 중 지난해 법인세를 가장 많이 공제받은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법정 법인세율을 적용해 물린 세액 4조2,090억원 중 1조8,810억원(44.7%)를 공제받았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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