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일 만의 빅리그 복귀전을 연타석 홈런으로 장식한 강정호(29ㆍ피츠버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불안하기도 했고, 기대되기도 했다”며 가슴 졸였던 시간을 떠올렸다.
지난해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는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타율 2할8푼7리에 15홈런, 58타점으로 활약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단 한 시즌 성적으로 선수의 ‘급’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하물며 그는 지난해 9월18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 1회초 수비 때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다 주자 크리스 코글란(31)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그러나 복귀전에서 확인한 강정호의 모습은 2년 차 징크스도, 장기간 부상 공백도 ‘기우’가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는 7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원정경기에 6번 3루수로 선발 출전, 세 번째와 네 번째 타석에서 우월 투런포와 좌월 솔로포를 차례로 쏘아 올리며 4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으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강정호는 1-0으로 앞선 6회초 2사 2루에서 세인트루이스 좌완 불펜 타일러 라이언스(28)의 시속 145㎞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 쳐 오른쪽 담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이어 3-2로 쫓긴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케빈 시그리스트(27)의 6구째 시속 151㎞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관중석 3층에 꽂히는 초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427피트(약 130m)였다.
강정호는 올 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에서 “지난해에는 모든 게 처음이었고 적응을 해야 하는 단계였는데 지금은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기 때문에 준비하는 게 수월하다”고 말했다. 부상 공백 후 적응이 관건이었지, 빅리그에 대한 적응은 끝났다는 자신감이었다. 그런데 복귀전부터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 그리고 주변의 기대에 대한 심적 부담도 한번에 털어냈다. 미국 언론도 강정호의 화려한 복귀전을 대서특필했다. MLB닷컴은 “강쇼, 강정호가 홈런 2개를 치며 2016시즌에 데뷔했다”고 전하면서 “강정호가 7개월 반 만에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그라운드로 돌아왔고, 금요일 밤(현지시간)을 빛냈다”고 표현했다. 미국 ESPN은 “훌륭한 스토리를 원하는 당신을 위해 강정호가 복귀전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써내려 갔다”고 묘사했다. 강정호의 복귀를 오매불망 기다렸던 클린트 허들(59) 피츠버그 감독 역시 “피츠버그 구단 사람 모두가 강정호의 용기와 결정력, 인내심에 감탄했을 것이다. 이건 정말 놀라운 결과다. 강정호는 대단한 능력을 갖춘 프로다”라고 극찬했다.
강정호는 8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도 6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희생플라이로 이틀 연속 타점을 거둬들였다. 기대를 모았던 오승환(34ㆍ세인트루이스)과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은 가운데 오승환은 3-2로 앞선 7회 1사 3루에서 구원 등판해 안타 1개를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는 4-4로 맞선 9회 터진 맷 카펜터(31)의 끝내기 2점 홈런에 힘입어 6-4로 이겼다.
김현수(28ㆍ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결승 타점을 올렸다. 그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홈 경기 더블헤더 2차전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3회 내야 땅볼로 만든 1타점이 볼티모어의 5-2 승리를 이끈 선제 결승 타점이었다. 김현수는 더블헤더 1차전(볼티모어 4-8 패)에서는 9회초 대타로 나가 2루 땅볼로 물러났다.
박병호(30ㆍ미네소타)는 일리노이주 시카고 U.S. 셀룰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원정경기에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1회초 상대 선발 크리스 세일(27)의 5구째 시속 132㎞ 슬라이더에 오른쪽 무릎 부위를 맞았다. 박병호는 고통스러운 듯 인상을 찌푸린 뒤 1루로 출루했고, 이후 3루까지 진루했으나 1회말 수비 때 교체됐다. 미네소타 공식 트위터는 “박병호는 오른쪽 무릎 타박상(contusion)으로 교체됐다. 그는 (매일 무릎 상태를 체크해야 하는) 일일(day-to-day)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고 밝혔다. 미네소타는 2-7로 패했다.
이대호(34ㆍ시애틀)는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전에 8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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