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홀몸어르신 365일 햇빛 쬐기 사업’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408명 참여
독거노인 집 찾아가 건강상태 관리

이른 나이에 남편을 잃고 딸과 사위에게 의지하며 지내던 A할머니는 2011년 사위마저 사망하자 절망에 빠졌다. 고혈압과 아픈 허리 치료도 포기하고 칩거하던 A할머니를 다시 일으킨 사람은 경기 하남시보건소에 근무하는 박준선 간호사였다. 박 간호사는 긴급의료비 지원과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지정을 통해 A할머니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매주 한 번씩 찾아가 말벗도 돼드렸다. 안정을 찾은 A할머니는 하남시보건소에서 하는 난타 운동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며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경기도가 독거노인의 건강관리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홀몸어르신 365일 햇빛 쬐기’ 사업이 노인들의 의료비 지출, 병원 방문 횟수, 우울증 감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2015년 말 48개 보건소에서 9,868명의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인당 의료비 지출은 3만5,767원으로 사업시작 초기인 2012년 초 6만3,385원에 비해 43.6%가 줄어들었다.
병원 방문횟수 역시 2012년 초 2.9회에서 2015년 말 1.9회로, 15점 만점인 우울점수는 6.6점에서 5.5점으로 감소했다.
2013년 초 26.2%에 이르던 칩거율은 2015년 말 19.3%로 줄었으며, 자살에 대한 생각 역시 2013년 초 26.7%에서 2015년 말 11.6%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자살시도율은 2013년 3.1%에서 0.5%로 급감했다.
햇빛쬐기 사업은 보건소 간호사들이 독거노인가정을 직접 방문해 말벗도 돼 드리고 건강상태를 관리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말 현재 408명의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방문전담인력이 9,868명의 등록 독거노인(전체의 약 3%)을 돕고 있다.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정혜선 교수는 “간호사가 직접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하면서 독거노인이 겪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상당부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지속적인 사례 발굴과 함께 자원봉사자들도 독거노인을 도울 수 있도록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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