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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Trend of ‘feel that’(이 어구의 빈도 추이)

입력
2016.05.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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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발전하고 퇴보도 한다. 지난 40년 간 ‘I feel that S + V’ 구조의 사용 빈도를 분석한 자료(Medline, 1974~2014)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이 어구의 사용 빈도가 꾸준히 줄면서 최근에는 그 비중이 과거의 30%도 되지 않는다. Google의 n-gram corpus 언어 자료를 통해 1950년대부터 추이를 보아도 1970년 초반부터 급격히 사용 빈도가 급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영어만 역사적으로 수집 분석한 언어 자료(COHA)을 보면 1900년대에서 1910~1930년대까지 사용 빈도가 최고점이다가 이 이후 급감하는데 이는 100년 전에 ‘I feel that~’어구가 최고로 잘 쓰이다가 그 이후 인기가 줄어든 것을 말해 준다.

이런 추이가 일상적 대화만의 특징은 아니다. 미국 대법원의 구두 변론 자료(1955~2013)에서도 이 어구의 사용이 비슷한 패턴으로 급감 하향 곡선을 보인다. 1930년대의 대법원 판결문에서도 불과 몇 분 안에 ‘‘feel that~’ 어구가 여러 번 쓰일 정도로 나름 인기 있는 어구였고 법원의 변론 기록이 시작된 1955년의 구두 변론을 보면 ‘We feel that~’ 어구는 단 5분 안에 여섯 번이나 쓰인 기록도 있다. Google의 n-gram 자료를 보면 1800년대부터 꾸준히 사용 빈도가 증가하다가 1955년경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 사용이 급감한 것을 알 수 있다.

‘I feel that~’이 감소하면서 이를 대신하는 어구로 ‘I feel he~’가 1800년대 이후 미미하게 증가해 1970년 중반에 최고점에 이르렀다. 그 이후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한 ‘I feel like he~’ 어구는 1970년 중반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사용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I feel that~’에서 접속사 ‘that’이 필수 단어로 쓰이던 과거 패턴이, 이제는 that이 생략된 채 사용되거나 ‘I feel like~’처럼 like가 that을 대신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흔히 로스쿨에서는 수업 시간에 법률 용어로서 일상 언어의 feel같은 감정 어구를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Courts do not FEEL, but courts HOLD~’등을 사용할 것을 강조함에도 이러한 교육을 받은 변호사, 판사까지도 그 시대의 대중적 표현 ‘I feel that~’을 그대로 쓴다는 점이다.

한편 이번 미국 대선 후보들의 연설에서는 민주, 공화를 막론하고 feel보다는 believe의 사용이 더 많았고 ‘I think~’어구가 가장 많았다. ‘I think’ 어구의 사용 빈도는Sanders>Clinton>Trump>Kasich>Cruz순이었는데 신기한 것은 가운데의 Clinton과 Trump만 남고 이 어구의 사용이 너무 많거나 적은 후보들은 우연하게 중간 탈락하였다. 그 상관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개인의 견해를 말하는 ‘I think’나 ‘I feel’어구는 대중의 인기에 따라 정치 법률 분야에도 그대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단순히 문법적 분석이나 규칙과 달리 언어의 또 다른 속성을 말해주는 것이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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