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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우리 손으로 설계해 건축한 1세대 도지사 관사

입력
2016.05.0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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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모더니즘 건축 백미

관사가 갖는 역사적 가치 살린채

게스트하우스 전시장 갖춘

‘굿모닝 하우스’로 재탄생

'굿모닝하우스'로 새롭게 태어난 구 경기도지사 관사의 전경. 안창모 제공
'굿모닝하우스'로 새롭게 태어난 구 경기도지사 관사의 전경. 안창모 제공

지난달 26일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옛 경기도지사 관사(옛 관사)가 ‘굿모닝하우스’로 우리들에게, 아니 정확하게는 경기도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굿모닝하우스는 내부에 게스트하우스, 전시장, 잔디마당과 카페 등을 갖춘 복합시설이다. 민선 도지사가 자신의 관사를 도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후, 어떻게 돌려주면 좋을 지 논의한 지 1년 반 만이다.

옛 관사는 1963년 12월 서울 한복판에 위치했던 경기도청의 수원 이전이 확정되면서 도청과 함께 지어졌다. 수원시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전망대까지 구비한 경기도청과 한 세트로 지어진 관사는 1960년대 모더니즘 건축 미학을 한껏 담은 근대 건축의 백미다. 수원 화성 서측 100m 밖 구릉(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43-7)에 지어진 관사는 해방 이후 우리 손으로 설계되고 건축된 1세대 도지사 관사다. 2개 층 높이의 거실과 층고가 다른 다양한 레벨의 입체적 공간 구성이 돋보이는데, 이는 몇 차례 증ㆍ개축과 굿모닝하우스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옛 관사는 1960년대 모더니즘 건축 미학을 품고 있다. 안창모 제공
옛 관사는 1960년대 모더니즘 건축 미학을 품고 있다. 안창모 제공

옛 관사의 재탄생은 지방자치제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것이다. 관사라는 것은 사실 일제 강점과 해방 이후 오랫동안 중앙에서 지방에 관리를 파견해왔던 시스템의 산물이다.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의해 지역행정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 민선 도지사의 약속은 시대에 따른 변화의 필요성을 읽어낸 것이라고 의미 부여할 수 있다.

문제는 구시대의 유물이라 할 수 있는 ‘관사’에 어떻게 새로운 의미를 담아내느냐 하는 것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해 관사가 갖는 가치를 평가했다. 어떻게 고쳐서 활용해야 관사의 ‘역사’를 그대로 안고, 도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의미’까지 더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연구가 이어졌다.

옛 관사는 전시장, 잔디마당 등을 갖춘 복합시설로 재탄생해 돌아왔다. 안창모 제공
옛 관사는 전시장, 잔디마당 등을 갖춘 복합시설로 재탄생해 돌아왔다. 안창모 제공

그 결과 모습을 드러낸 굿모닝하우스는 소박하지만 진정성 있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누구나 원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굿모닝하우스 안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고, 도를 방문한 손님들은 도민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에서 경기도의 삶과 문화 그리고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마당 건너편에 낮지만 유연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증축된 문화공간은 시대적 소명을 다한 관사가 어떻게 도민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담아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옛 도지사의 ‘삶의 진정성’이 가볍게 처리된 것이 아쉽지만, 옛 관사가 지난 50년 동안 경기도지사의 삶을 담았다면, 굿모닝하우스는 경기도민과 함께하는 경기도의 새로운 50년 아니 그 이상의 역사를 품게 될 것이다. 옛 경기도지사 관사는 경기 1,000년의 역사를 이어가는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다만 한 가지 욕심을 부려보자면 근대 이전 경기 1,000년의 역사를 넘어 해방 후 경기 1,000년의 역사가 시작된 현 도청도 경기도민의 삶과 역사를 담은 중요한 근대문화유산으로 도민의 품으로 돌아가길 기대해본다. 지금 경기도청 역시 그만한 대우를 받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근대문화유산이다.

안창모 경기대대학원 건축설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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