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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선 실리, 후 타개’

입력
2016.05.0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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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알파고

흑 이세돌

참고1도
참고1도
참고1도
참고1도
참고2도
참고2도

<장면 2> 이세돌이 4국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자 잠시 주춤했던 매스컴의 관심이 다시 5국에 쏠렸다. 3연패 후 겨우 1승이지만 자칫하면 밑바닥까지 추락할 뻔했던 인간의 자존심을 극적으로 되살려 냈기 때문이다. 이제 한 판만 더 이기면 2승 3패. 이 정도면 그리 부끄러운 패배는 아니다. 모두들 이심전심으로 이세돌의 승리를 기원했고, 국내 3개 지상파와 케이블TV는 물론 인터넷방송과 바둑사이트에서도 앞 다퉈 생중계 경쟁에 뛰어 들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보다 더 뜨거운 취재 열기였다.

이세돌이 1로 우변 백을 공격했을 때 알파고가 바로 2로 우상귀를 단수 친 건 약간 뜻밖이다. 먼저 <참고1도> 1, 3으로 흑을 차단한 다음에 5로 두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알파고는 굳이 2를 선택했다. 다음에 A로 붙여서 상변 쪽을 두텁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인 듯하다. 역시 알파고는 초반에 실리보다 두터움을 선호한다. 이세돌이 3으로 밀어 올린 건 ‘오직 이 한 수’다. 알파고가 4로 젖히자 바로 5로 끊었다. <참고2도> 1로 젖혀서 4까지 진행하는 건 우상쪽에 이미 백돌이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별로 내키지 않는다. 일단 이곳을 끊겼으니 백도 달리 뾰족한 반발 수단이 없다. 6부터 9까지 피차 거의 외길 수순이다. 일단 흑이 짭짤하게 실리를 챙겼다. 이세돌이 4국 때와 마찬가지로 5국에서도 ‘선 실리. 후 타개’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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