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열린 영국 지방선거에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스코틀랜드 의회의 제1당 지위를 유지했다. 노동당은 보수당에 제2당 지위를 내주고 1910년 이후 106년만에 제3당으로 내려앉는 참패를 당했다. 노동당은 웨일스 의회를 사수하고 최초의 무슬림 런던 시장의 당선을 예고하며 체면치레 정도에 그쳤다는 평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방선거 개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스코틀랜드국민당이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63석을 얻어 제1당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SNP의 니콜라 스터전 대표는 “의심할 여지 없이 SNP가 승리했다”며 “우리가 오늘 역사를 만들었다”고 선언했다.
앞서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에서 ‘영국 잔류’를 선택한 스코틀랜드가 분리독립 주장을 굽히지 않는 SNP를 다시 선택하면서 향후 영국 정국의 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스코틀랜드는 영국이 다음달 23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앞둔 가운데 EU 잔류를 희망하고 있어, 국민투표가 EU 탈퇴를 지지할 경우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다시 추진할 명분을 얻게 된다.
노동당은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참패하며 체면을 구겼지만 웨일스 의회에서는 29석을 얻어 제1당 위치를 사수했다. 또‘영국의 심장’인 런던에서는 노동당 후보인 사디크 칸(45) 하원의원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특히 칸 후보는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사상 첫 무슬림계 런던 시장’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개표율 50%가 넘은 6일 오후 1시 현재(현지시간) 개표결과에 따르면 칸 후보가 경쟁자인 잭 골드스미스(41) 보수당 후보를 최대 20% 포인트 앞서며 판세를 굳혔다. 제레미 코빈 노동당 당수는 “모두가 노동당의 참패를 예상했지만 우리는 버텨냈고 예상보다 훨씬 선전했다”고 자축했다.
보수당은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노동당을 제치며 선전했지만 잉글랜드 지방의회 선거에서는 노동당을 넘어서지 못했다. 6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노동당은 그들이 대변해야 마땅할 근면한 노동자들과 완전히 동떨어져 좌파적 의제와 비현실적 경제정책만을 추구해 왔고 그 결과가 이번 선거 결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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