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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양자, 친부모 만나며 마음의 상처 치유받아”

입력
2016.05.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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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훈장 받는 김길자 수녀

매년 100여명 입양자 상담하며

기록 쫓아 수소문ㆍ언론에 공개

20년간 12명의 친부모 찾아줘

제11회 입양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수여자로 선정된 김길자 수녀가 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직에 있다는 이유로 받는 과분한 상"이라며 "아이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산 선대 수녀님들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제11회 입양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수여자로 선정된 김길자 수녀가 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직에 있다는 이유로 받는 과분한 상"이라며 "아이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산 선대 수녀님들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엄마의 나라에 왔는데 아무도 곁에 없으면 쓸쓸하지 않겠어요? 한 명이라도 동행하는 사람이 있으면 큰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해 입양아 친부모 찾기에 도움을 줬죠.”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소속 김길자(63) 수녀는 6일 해외 입양아들의 친부모 상봉을 돕기 시작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이 공로로 7일 열리는 제11회 입양의 날(11일)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1976년 수녀가 된 그는 수녀회 내 영어교사였다. 한국어가 서툰 해외 입양자들의 통역사로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수녀회가 운영하던 보육원의 해외 입양아 사후관리 업무도 맡게 됐다. 95년부터 20년 간 매년 100여명의 해외 입양자를 상담, 12명의 친부모를 찾아줬다. 그는 “과거 주소 등 조금이라도 기록이 남아 있으면 수소문해 찾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언론에 공개해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한 30대 남성이 김 수녀의 도움으로 친부모를 만나게 된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 사는 양부모가 여행 차 한국에 들렀다 보육원을 방문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다. 기록을 살피던 김 수녀가 20년 전 형이 동생을 찾은 적이 있다는 메모를 발견하고는 형 찾는 일을 제안했다. 양부모는 흔쾌히 동의했고 형은 물론 형과 연락하고 지내던 친어머니까지 찾을 수 있었다. 형의 연락처가 남아있지 않았지만 원아 카드를 바탕으로 과거 형이 옮겨간 보육시설로 전화해 형을 기억하는 사람을 수소문한 끝에 상봉을 성사시켰다.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는 상황이어서 더 나은 환경에서 자라게 하고 싶었다는 친부모 말에 많이들 울더라고요. 부모를 찾으면서도 ‘왜 나를 버렸을까’ 원망하는 이들이 많은데 만남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보고 더 많은 이들이 친부모를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라왔습니다.”

입양의 날 기념식에선 김 수녀 외에도 2006~2008년 사이 3명의 아동을 입양하고 입양홍보 사업에 적극 참여해온 차성수 한국입양홍보회 이사 등 21명이 함께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국내외 입양 규모는 2007년 한해 2,652건에 달했으나 2014년 1,172건, 지난해 1,057건 등 최근 들어 1년에 1,000여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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