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등 구세대 퇴진 관측
최룡해ㆍ리명수 상무위원 될 수도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은 권력층 물갈이다. ‘김정은의 조선’을 열어 가기 위해 친위부대의 ‘새 판 짜기’가 절실한 때문이다. 올해 88세인 고령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구세대는 퇴진이 점쳐진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친동생인 백두혈통 김여정과 50대 측근들은 승진이 예상된다. 세대교체 인사는 당 대회 마지막 날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거쳐 결정된다.
북한은 권력 지도부를 구성하는 데 있어 ‘노장청(老壯靑) 조화’ 원칙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청년을 자신의 통치기반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공고히 해와 일정 변화가 예상된다는 게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육성 연설을 통해 ‘인민중시ㆍ군대중시ㆍ청년 중시’ 라는 3대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현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은 ‘지는 별’로는 별다른 실권이 없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필두로, 87세의 김기남 당 선전선동부장, 70대 후반의 박봉주 내각총리, 강석주 노동당 비서가 꼽힌다. 김영남의 경우 정치국 상무위원까지 맡고 있어 물러날 경우, 그의 빈 자리를 누가 채울지 관심이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노동당은 물론 북한의 모든 대내외 정책과 인사를 관장하는 권력 핵심 중 핵심이다. 현재 상무위원은 김정은, 김영남과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 3명이다. 최근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황병서 대신 빨치산 2세대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최룡해 당 비서나 최근 대장에서 차수로 승진한 리명수 총참모장이 상무위원에 등극할 수도 있다.
‘뜨는 별’로는 김 위원장 곁에 유일하게 남은 피붙이인 동생 김여정(29)이 꼽힌다.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우리의 차관급)으로 알려진 김여정은 이번에 장관급인 선전선동부 부장으로 승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전선동부는 북한 정권의 '나팔수' 조직으로, 사실상 김 위원장의 이미지 메이킹을 전담한다. 이복형 김정남과 친형 김정철이 해외에서 떠돌면서 김정은은 자기 주변에 있는 김여정을 각별히 여기고 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여동생 김경희를 차관급에서 산업부 장관 격인 경공업부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지난해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 수행 횟수 2위로, 고위 간부들을 감시 통제하는 조직지도부에 몸 담고 있는 50대 후반의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도 주요 승진 대상이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는 상징성이 큰 만큼, 직책을 받아 권력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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