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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습기 연구 조작, 무너진 윤리 재정립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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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습기 연구 조작, 무너진 윤리 재정립 계기 삼아야

입력
2016.05.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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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가해 회사인 옥시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보고서를 조작했다며 조 모 서울대 교수의 구속영장을 6일 청구했다. 앞서 4일에는 유 모 호서대 교수의 연구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두 사람은 질병관리본부가 2011년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에 있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자 옥시 측이 이를 반박하기 위해 의뢰한 연구 용역을 수행했다. 검찰은 이들이 실험 데이터를 고치고 옥시 측에 유리한 실험환경을 만들어 결과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정식 용역비 외에 수천만 원을 개인계좌로 챙겼으며 특히 조 교수는 용도를 허위기재해 서울대 법인계좌로 들어온 용역비를 사적으로 지출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연구자의 양심과 윤리를 돈과 맞바꾼 것이니 기가 찰 노릇이다.

두 사람은 독성학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따라서 이들이 엄격한 기준에 따라 양심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면 살균제 사용에 따른 피해도 줄이고 사건도 더 빨리 수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양심을 팽개치고 연구 결과를 조작했으니 사실상 옥시와 공범인 셈이다.

교수들의 비양심적 연구를 어쩌다 일어나는 예외적 행위로 보는 사람은 드물다. 그만큼 연구자와 교수의 윤리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크다. 교육부가 지난해 연구윤리확보를 위한 지침을 개정해 “연구비 지원 기관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고 서울대도 2005년 황우석 교수 파문 이후 연구윤리 규정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그 정도로는 연구윤리를 제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그렇다면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결과 조작 등 비양심적 연구 행위에 연루되면 예외 없이 영구 퇴출시켜 교수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교수나 연구자에게 용역을 수주해오라고 부추기는 문화도 사라져야 한다. 교수나 연구자를 돈벌이로 내몰면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구윤리 기준을 다시 정립해 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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