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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서민ㆍ백인 남성外 모두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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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서민ㆍ백인 남성外 모두 뒤져”

입력
2016.05.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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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권위 정치분석지 ‘쿡 리포트’

“지금 대선 치르면 최소 304대 234로

클린턴 후보가 이길 것” 전망

판돈 150억원 넘는 예측시장도

“클린턴 승리 확률이 70.4%”

노포스 스토리브룩大 교수는

“트럼프가 54.7%로 승리” 예상

도널드 트럼프가 서민 백인계층의 지지를 얻고 있지만, 미국 사회의 변화된 인구 구성 때문에 소수 인종의 절대적 지지를 얻는 힐러리 클린턴과의 본선 대결 승리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서민 백인계층의 지지를 얻고 있지만, 미국 사회의 변화된 인구 구성 때문에 소수 인종의 절대적 지지를 얻는 힐러리 클린턴과의 본선 대결 승리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공화당 지도부는 지금 좌불안석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11월 대선의 공화당 후보를 거머쥐었지만 미덥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의 모든 지표에서 트럼프는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10%포인트 내외를 뒤지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는 서민ㆍ백인 남성 외에서 모든 계층에서 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지도부를 포함한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는 “이번 대선은 포기하고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자조 섞인 전략까지 제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전속 선거분석가 네이트 콘은 5일 클린턴 후보의 11월 본선 승리를 예상했다. 그는 이메일 파동이 확대될 경우 클린턴 후보는 자멸할 수 있으며 절반 이상의 미국인이 싫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보다 더 인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 다른 기사에서는 “미국 유권자들이 클린턴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면 유권들은 (유독성 후보인)트럼프를 두려워한다”고까지 평가하고 있다.

콘 분석가에 따르면 중년 이상의 서민ㆍ남성 백인 말고는 트럼프의 지지도는 모든 계층에서 뒤진다. 특히 청년(18~29세) 계층에서는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밋 롬니 후보를 압도했던 것보다 더 뒤진다. 이 격차를 상쇄하려면 1984년 인기 절정이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선에서 상대 후보(월터 먼데일)에게 거둔 18%포인트 리드를 백인 계층에서 거둬야 하지만, 거의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백인 여성’(호감 29%ㆍ비호감 69%)과 ‘대졸 이상 고학력 백인’(호감 23%ㆍ비호감 74%)에서는 클린턴에게 뒤질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은 주별 분위기에도 당황해하고 있다. 고학력 백인 비율이 높고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이 차지했던 콜로라도,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주에서 클린턴에게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콘 분석가는 “민주당 지지율이 35%에도 미치지 않는 공화당의 ‘철옹성’ 유타 주에서마저 인기가 뒤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는 유타 주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롬니 전 후보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화당 주류의 반 트럼프 정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경합지로 분류되는 플로리다, 버지니아, 애리조나, 노스 캐롤라이나 주를 모두 내줄 가능성이 높다.

왼쪽부터 네이트 콘 뉴욕타임스 선거분석가, 찰리 쿡 쿡리포트 발행인, 헬머트 노포스 교수
왼쪽부터 네이트 콘 뉴욕타임스 선거분석가, 찰리 쿡 쿡리포트 발행인, 헬머트 노포스 교수

미국 정치인들이 가장 의존하는 정치분석 정보지인 ‘쿡 리포트’의 찰리 쿡 발행인도 이날 “지금 선거가 치러진다면 최소 304대 234의 격차로 클린턴 후보가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쿡 발행인은 “다른 공화당 후보라면 클린턴에게 승리하겠지만, 트럼프는 전국적으로 전 계층에 걸쳐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 후보”라고 설명했다. 백인 남성의 마음은 잡았지만, 여성과 밀레니얼(1980~2000년 출생자) 세대, 중도파, 히스패닉 계층에서는 증오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쿡 리포트’는 또 이날 내놓은 미국 50개 주에 대한 평가에서 무려 12개 지역의 상황을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판정했다. 기존 경합지였던 펜실베니아, 버지니아, 위스콘신, 콜로라도, 플로리다 주를 트럼프 후보 확정에 맞춰 민주당 ‘경합 우세’지역으로 조정했다. 애리조나와 조지아 주는 공화당 우세가 약화된 곳으로 분류했다. 반면 민주당은 메인 주 일부만 ‘절대 우세’에서 ‘근소 우세’지역으로 강등됐다.

쿡 리포트의 주별 정치성향 조정 결과

*메인, 네브래스카는 일부 지역만 조정

클린턴에 유리한 분석은 CNN방송과 ORC의 최근 여론조사(4월28일∼5월1일ㆍ1,001명)에서도 확인됐다. 클린턴(54%)이 전국 지지도에서 트럼프(41%)로 13%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돈 규모(5일 현재)가 1,300만달러(150억원)를 넘은 예측시장(베트페어 기준)에서도 클린턴 후보의 승리 확률이 70.4%로 트럼프(26.3%)보다 3배 가까이 높다. 중재 전당대회 가능성이 제기됐던 지난달 8대2까지 벌여졌던 격차가 최근 줄어들고 있으나, 7대3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트럼프의 승리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미국 스토리브룩대 헬머트 노포스 교수는 1912년 이후 2012년까지의 대선 결과를 스스로 고안한 통계모델로 분석한 결과, 트럼프가 54.7%의 득표율로 클린턴(45.3%) 후보를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포스 교수는 “역대 미국 대선에서의 정권교체 사이클, 각 후보의 예비경선 성적 등을 토대로 수리적 예측모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측 정확도는 96.1%”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가 현재보다 지지율을 10%포인트 가량 높인다면, 당내 경선에서 깜짝 승리를 거둔 일이 재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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