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불안 심리를 연구하는 소수빈 작가가 11일부터 16일까지 홍익대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소수빈은 불확실한 미래나, 진화하는 바이러스 등 원인이나 결과를 알 수 없거나 해결 방법을 갖지 않은 무언가에서 기인한 ‘불안’이라는 감정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그는 불안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불안감을 일으키는 대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제작했고 그 결과가 이번 전시 ‘실험; 점의 발아에 관하여’다.
불안을 말하기에 언뜻 아기자기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림 하나하나가 기이한 모양이다. 그는 하나의 식물을 씨앗, 암술, 수술, 잎, 열매 등의 기관으로 분리해내 캔버스에 제시했다. 기관들은 그 자체로도 괴상하지만 하나의 독립체로는 아무 기능도 할 수 없다는 성질과 결부돼 불안감을 조성한다. 그러나 작가는 동시에 불완전한 조각들이 생명력을 찾아가는 과정까지 보여줘 불안감을 해소코자 한다. 큼지막하게 그려진 점 위에서 다시 발아하는 식물 조각들은 심리적 압박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희망의 메시지다.
소수빈은 국립파리8대학교에서 조형예술학을 전공했으며 회화, 드로잉, 설치에 이르는 다매체 장르로 인간의 심리 상태를 풀어내는 데 관심을 가져 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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