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 폭우로 무너진 케냐 나이로비의 6층짜리 건물 잔해에서 붕괴 엿새만인 5일(현지시간) 임산부 1명을 포함한 3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케냐 적십자사가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5일 이 폐허에서 임산부 엘리자베스 나이트 오디암보가 건물 붕괴 6일만에 구조됐다. 태내의 아이는 사망했지만 산모는 산소부족 증세 외에는 비교적 무사했고 의사소통도 가능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남편 스티븐 오냥고는 AP통신에 “아이를 잃었지만 아내가 무사하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피우스 마사이 긴급재난대책반장은 오디암보 이후에도 남성 1명과 여성 2명 등 3명이 추가로 구조됐으나 이들 중 한 명은 구급차 내 설비 부족으로 인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숨졌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 건물의 붕괴에 따른 사망자는 모두 37명이고 부상자는 134명이다.
당국에 따르면 여전히 최소 70명이 폐허 아래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구조팀은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생후 약 7개월 된 여자 아기가 건물 더미에 갇혀 있다가 구조됐다. 이 아기는 약간의 산소 부족 증세 외에는 온전한 상태로 구출돼 아버지의 품에 안겼다고 마사이 반장은 밝혔다. 통상적으로 붕괴 사건 72시간 이후 생존자가 발견되는 것은 드문 일인데 72시간 동안 수분을 섭취하지 못하면 사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이로비의 빈민가 후루마 지역에 있는 이 건물의 붕괴원인은 부실공사로 알려졌다. 케냐의 건물은 안전을 위해 강가에서 최소 30m는 떨어져야 하는데 이 건물은 5m 거리에 건설돼 있었다. 주변 증언에 따르면 건물주 두 사람은 이 건물을 날림으로 세운 후 125개의 싱글룸으로 나눠 월세 35달러에 임대했다.
지난해 케냐 전체에서만 8채의 건물이 부실공사로 무너졌고 15명이 숨지자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모든 건물의 안전점검을 명령했다. 케냐 건설행정당국에 따르면 수도 나이로비 건축물의 58%가 주거 부적합으로 판별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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