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5일 북한의 적나라한 실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를 관람했다. 북한 노동당 대회 개막 하루 전날 북측이 가장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를 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영화를 본 뒤 “꿈을 잃고 어렵게 살아가는 북한 어린이들을 우리가 보듬고 보살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갖고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북한 주민과 어린이들의 삶을 보살피도록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많은 국민들이 보셔서 그런 변화에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서울 용산CGV에서 일반 관람객, 청와대가 초대한 탈북자ㆍ국가유공자 등과 함께 영화를 봤다. 탈북자 가족 중에는 탈북자 할머니와 남한에서 태어나 자란 손자ㆍ손녀도 포함됐다. 엄청난 돈과 노동력을 쏟아 부은 ‘체제 선전 쇼’인 노동당 대회와 5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김정은과 비참하게 생활하는 북한 어린이들을 대비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러시아 출신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만든 ‘태양 아래’는 8세 소녀 진미의 철저히 연출된 삶을 통해 북한의 민낯을 보여준 작품이다. 만스키 감독은 북한 당국의 감시를 피해 몰래 촬영한 장면들을 모아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에서 평양은 거짓 선전과 세뇌, 억압으로 작동하는 거대한 세트장으로 묘사된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뒤 5일까지 약 1만4,000명이 관람하는 등 보수층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자들도 3일 단체로 관람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로 초등학생 300여명을 초대해 어린이날 행사를 열었다. 접경지역 군인ㆍ경찰 자녀와 전사자ㆍ순직자 자녀, 소외계층과 도서ㆍ벽지 어린이 등이 초대됐다. 박 대통령은 “꿈을 이루려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를 찾아야 한다”며 “요즘은 창조성과 창의성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로, 그냥 열심히 하는 사람은 자기가 좋아서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조언했다.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된 놀이 체험장에선 팔찌를 만들어 한 여자 어린이에게 채워 주면서 “나중에 남자친구하고…”라고 말하며 웃기도 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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