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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내대표 재량권이 보장돼야 타협의 정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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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내대표 재량권이 보장돼야 타협의 정치가 가능하다

입력
2016.05.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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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가 5일 국회 야당 원내대표실에서 상견례를 가졌다. 유연성을 갖추었다는 대체적 평가처럼, 기세싸움도 없이 10분 만에 인사를 끝냈다. 짧은 회동이었지만 정진석 새누리당ㆍ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모두 타협 정치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드러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타협 정치의 핵심에 접근해 있는 듯했다. 우 원내대표는 “19대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원만하게 합의해도 청와대가 개입해 합의를 뒤집고, 청와대 반대로 협의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여야간 자율성을 갖고 국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정 원내대표가 중심을 잡아달라”고 주문했다. 여권의 수직적 당청 관계에 대한 가시 돋친 비판이다. 지난해 7월 국회법 개정과 관련한 여야 합의가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되고,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퇴진하는 사태까지 이르는 등 청와대 일방주의 사례를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국회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여당의 자세변화, 여권의 시스템 변화를 촉구한 우 대표의 지적은 타당하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도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지시를 내리는 일이 없지 않겠나”라고 했지만 그리 쉽게 말할 일은 아니다. 지금처럼 청와대 입장만 고집하는 일이 벌어지면 친박계가 다수 세력인 당내 역학구조상 정 원내대표가 타협의지를 관철시키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돌이켜보면 더민주 역시 타협 정치를 숱하게 부정해왔다. 더민주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여야 합의를 두 차례나 파탄 낸 예만 해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당내 반발로 당시 박영선 원내대표가 물러났을 정도였다. 이념적 독선에 빠진 사람들, 완고한 정체성주의자들이 더민주에 적지 않음을 우 원내대표도 잘 알 것이다. 청와대 일방주의와 비견될 정도로 야당 원내대표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두 원내대표는 상견례 자리에서 입을 모아 소통과 협치를 다짐했지만, 타협정치의 요체는 결국 원내대표의 재량권에 달렸다. 두 원내대표가 확고한 타협 의지와 대내외 설득 능력을 갖는 게 우선 중요하지만, 청와대나 여야 모두 ‘여소야대ㆍ3당체제’라는 정치구조의 변화를 올바로 이해하고 원내대표의 역량을 뒷받침해야 한다.

현재 20대 원 구성 문제나 구조조정을 비롯한 경제현안 등의 난제가 두 사람, 아니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세 원내대표 앞에 놓여 있다. 상식과 합리성을 기준으로 현안의 조속한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세 원내대표에게 폭넓은 자율성과 재량권을 주어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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