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학생에게 수월하다는 통설
실제 시험 데이터에선 입증 안 돼
출제범위 증가도 졸업생만 해당
비문학 과학 문제는 오히려 유리
올해부터 수능 국어가 A, B형 구분 없이 통합돼 치러진다. 6월 모의평가를 봐야 난이도 파악이 좀 더 명확해지겠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인문계 수험생에게 더 유리한 시험이 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① 자연계열 수험생보다 인문계열 수험생이 국어에 더 강하다.
② 통합된 수능 국어는 기존 A형보다 출제범위가 늘어났기 때문에 자연계열 수험생들에게 더 불리할 것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통설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 그러한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수준별 수능이 실시되기 전 2013학년도 수능을 본 언어(국어) 성적 입력자의 등급대별 인원을 살펴보자.
진학사에 2013학년도 수능 성적을 입력한 모의지원자 18만 명 가운데 언어영역 3등급 이내에 해당하는 학생은 약 8만 명 정도로 이 중 인문계열은 4만 6,000여 명이고, 자연계열은 3만 3,000여 명이다. 2013학년도 수능 당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응시자 비율로 인문계열 수험생과 자연계열 수험생 비율을 추정해보면 약 60:40이었으나 아래 표(표1)를 보면, 1등급에서는 인문계열 대 자연계열의 비가 53:47로 자연계 수험생들이 상당히 선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인문계 수험생과 비교해서 자연계열 수험생의 국어 성적이 결코 뒤처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올해 치러진 3월과 4월 학력평가에서도 드러난다. 3월 학력평가에서 사탐과 과탐을 응시한 학생들로 인문, 자연계열 응시자 비율을 추정해 보면 55:45인데 진학사 회원들의 비율은 55.8:44.2로 실제 응시 비율과 큰 차이가 없다. 4등급 내에 드는 상위권에서 중위권까지 수험생의 비율을 살펴보면 자연계 수험생이 인문계열 수험생에 비해 비율상으로 뒤지지 않음을 볼 수 있다. 4월 학력평가에선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표2를 보면, 진학사 성적입력자의 인문, 자연계 응시 비율이 53.1:46.9인 것에 비해 1등급의 경우 49.4:50.6으로 나타나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선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는 국어 A형보다 출제범위가 증가해 자연계열이 더 불리할 것이라는 인식을 짚어보자. 2016학년도 수능의 국어A형 출제범위는 화법과 작문I, 독서와 문법I, 문학I이었고, B형은 화법과 작문II, 독서와 문법II, 문학II이다. 2017학년도 국어출제범위는 화법과 작문, 문학, 독서와 문법으로 I, II 구분 없이 통합됐다. 자연계열을 기준으로는 출제범위가 증가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출제범위 변화는 교육과정 변화에 따른 것이다. 재학생은 이미 통합된 출제범위로 교육과정이 진행됐다. 출제범위의 증가는 화법과 작문I, 독서와 문법I, 문학I으로 공부한 자연계열 재수생, 졸업생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차이점이라면 국어 B형에서만 출제되던 어문규정(표준발음법, 한글 맞춤법)과 국어사가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통합으로 국어가 출제되면 비문학제재에서 과학과 기술에 관한 문제가 출제되고, 이는 오히려 인문계열 학생보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좀 더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어서 단순하게 출제범위를 통해 유불리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그렇다면, 6월 모의평가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통합된 수능 국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파트별로 살펴보도록 하자. 고전문학에서 고어를 100% 출제하지 않는다고 공표하지 않는 이상, 고어 학습은 필수적이다. 평소 고전문학 작품을 풀어볼 때 등장하는 고어를 노트에 따로 정리해 그 의미를 공부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고전소설은 고전시가에 비해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지문을 읽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중심인물을 파악해 그 인물의 행동과 생각에 초점을 두면서 내용을 읽어나가도록 한다. 덧붙여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간과 장소를 파악하며 읽는다면 전체적인 서사의 흐름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문법 파트의 경우 음운의 변동, 단어 간의 의미 관계, 중의적인 문장 등 필수 개념별로 공부한다. 시험에 반드시 나오는 필수 개념이 한정돼 있으므로 문법 문제집을 2~3회 이상 풀다 보면 반복되는 문항을 파악할 수 있다. 이때 필수 개념을 기계적으로 암기하기보다 용례와 함께 익혀야 기억이 오래 간다. 예를 들어 파생어 중에서도 접두사에 의한 파생어는 풋고추, 엿듣다, 새빨갛다 등이 있고, 접미사에 의한 파생어는 선생님, 지우개 등이 있어 용례와 함께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그 후 개념별로 기출 문제를 풀면서 실제 문항에서 각 개념들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확인한다. 맞혔던 문제라도 꼼꼼히 다시 확인해야 하는데 다시 봐야 할 내용은 ‘문법 오답노트’를 작성해 정리해두면 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독서(비문학)와 문학은 매일 꾸준히 수능과 모의평가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지문 세 개씩을 풀어보면서 수능 전까지 감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문계 학생들은 과학/기술 지문을, 자연계 학생들은 경제(사회) 지문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쉽지 않겠지만 자신이 특히 어려워하는 지문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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