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TV에서 방영한 인기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내용과 유사한 시민오케스트라가 충남 당진에서 창단, 화제를 모으고 있다.
5일 당진시에 따르면 재단법인 당진문화재단이 지난달 22일 ‘당진시민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현재 오케스트라 단원은 음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저마다의 사정으로 꿈을 접어야 했던 32명으로 구성됐다. 직업은 주부와 교사, 다문화가족, 직장인, 자영업자, 의사 등 다양하다. 이들이 악기를 다시 잡은 사연과 연습과정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속 출연자들과 꼭 닮았다.
농촌 지자체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오케스트라이지만 단원들은 당당하게 오디션을 거쳐 합격한 실력파들이다. 오디션 이후 상견례를 겸한 자리에서 연습 한 번 없이 받아 든 악보를 보고 연주한 오리엔테이션은 완벽에 가까운 앙상블을 보여줘 전문 음악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첼로를 맡은 치과의사 최윤정(여ㆍ41)씨는 “11년 전부터 취미생활로 해온 첼로연습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며 “전공자가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꿈꾸어온 음악을 할 수 있어 행복하고 많은 연습을 거쳐 동료단원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재단측은 32명의 단원을 5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습이 있는 매주 목요일 시민 오디션도 병행하고 있다. 당진시민으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가능한 연주 실력을 갖고 있으면 누구나 오디션을 볼 수 있다.
오케스트라는 오는 8월 첫 공연과 12월 창단기념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실력을 뽐낼 계획이다. 현재 첫 공연에서 들려줄 베토벤의 프로메테우스 등 4곡을 비롯, 전체 8곡을 선정해 맹연습을 하고 있다
충남도립교향악단 지휘자를 역임한 장준근 상임지휘자는 “첫날부터 진지한 마음으로 합주 연습에 임하는 단원들을 보며 놀랐다”라며 “단원들과 첫 무대에 서는 그날 실력으로 인정받는 오케스트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