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준비에 집중하는 ‘관리형’
쇄신안까지 마련하는 ‘혁신형’
혁신위 따로 두는 案도 급부상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선출이 마무리되면서 총선 참패에 따른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대위는 한시적 기구이지만 차기 전당대회까지 사실상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지도부로 20대 국회 운영의 첫 단추를 끼우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또 원내 1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와 비교될 수밖에 없어 새누리당으로선 공을 많이 들여야 할 난제로 꼽힌다.
현재 당내에선 크게 3가지 방향에서 비대위 구성이 논의되고 있다. 우선 오는 7월 정기 전당대회만 준비하는 ‘관리형’ 또는 ‘실무형’ 비대위 안이 있다. 당의 주류인 친박계는 실무형 비대위를 선호하는 편이다. 반대로 전대를 미루더라도 시간을 들여 당의 쇄신ㆍ혁신방안까지 마련하는 ‘혁신형’으로 가야 하다는 의견도 있다. 비박계에서는 비대위가 당 쇄신을 주도할 실질적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견해가 강하다. 최근에는 ‘제3의 길’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전대를 준비하고 혁신위원회를 따로 둬 당 개혁을 전담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비대위나 혁신위의 성격과 역할, 구성에 대해선 신임 지도부가 중진의원 회의, 당선자 연찬회 및 초선 워크숍 등의 공식회의와 비공식 회동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나갈 계획이다.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외부 영입 인사를 비대위원장에 선임할 것이란 입장이었지만 비대위 성격에 대해선 규정하지 않았다. 그는 3일 원내대표 경선 토론회에서도 “비대위 활동 성격은 혁신위냐, 전당대회 준비 실무형이냐에 따라 달라진다”고만 언급했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갈릴리교회 원로목사, 박관용ㆍ김형오 전 국회의장, 야권 인사인 조순형ㆍ한화갑 전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더 보태고 뺄 말도 없이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 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만 알지 아는 게 없다”며 “(당으로부터) 구체적으로 들은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정부의 총리를 지냈지만 친박계가 2014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전폭적으로 밀 정도로 계파색이 엷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본인 역시 비대위원장직에 적극적인 거부 입장을 표하지 않아 당의 제안이 있을 땐 수락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인 목사는 이날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하냐”며 “분명하게 말하지만 저는 안 한다. 제의를 받은 적 없다”고 했다. 박 전 의장은 “(비대위원장은) 들어본 적도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내 나이가 몇 인데”라고 반응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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