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용 불안하다면
베이킹소다ㆍ구연산 등 대용으로
행운목ㆍ만병초 등 잎 큰 식물은
세균 걱정 없는 ‘천연 가습기’
공기청정기는 거실과 주방 사이에
초미세필터는 1년 주기로 교체를
출산을 앞둔 송모(30)씨는 최근 하루 종일 틀어놓던 공기청정기를 껐다. 가습기를 쓰는 게 왠지 찜찜해 큰맘 먹고 들여놓은 공기청정기였지만 송씨는 “공기청정기에서도 오존이 나와 몸에 안 좋다는 얘기를 들은 뒤 불안해 아예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실내 환기도 마음대로 못하는데 아무 것도 믿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로 깨끗한 실내공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자녀를 둔 가정에서나 주로 쓰던 가습기와 공기청정기가 어느덧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가습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건강한 실내 공기 유지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전자상거래업체 지마켓에 따르면 2012년 매출이 20%나 줄었던 가습기 판매는 2014년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물 세척이 용이한 통세척 가습기가 나온 영향이 컸다. 이전에는 수조 안에 손이 닿지 않아 따로 살균제를 넣어 세척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직접 손으로 닦을 수 있거나 속이 투명하게 보여 상태를 점검하기 쉬운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가습기는 평소 철저한 관리가 필수다. 물을 매일 갈지 않으면 세균 번식이 쉽게 일어난다. 살균제를 사용하는 게 불안하다면 식초나 구연산을 조금 넣고 부드러운 솔로 가습기 내부를 닦아준 후 잘 헹구면 된다.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베이킹소다도 좋은 세제다. 역시 가습기 물통 안에 물과 함께 베이킹소다를 소량 넣은 뒤 수건으로 닦으면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손을 넣을 수 없는 물통은 락스 같은 소독제를 넣은 뒤 여러 번 헹군 후 충분히 말려 사용하면 안전하다”고 말했다.
실내에서 식물을 잘 기르는 것만으로도 ‘천연 가습기’ 효과를 낼 수 있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물과 식물의 가습 효과를 실험한 결과 물에 의해 습도가 10% 증가하는 동안 식물은 41%나 증가했다. 가습 효과가 뛰어난 식물로는 행운목과 쉐플레라, 장미허브, 돈나무 등이 꼽힌다. 보통 잎이 크고 물을 좋아해 수분 배출량이 많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이온도 내보내는 식물들이다. 김광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농업연구관은 “식물에 물을 주면 물이 뿌리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세균이 완전히 걸러지기 때문에 식물에 의한 가습은 세균 걱정이 전혀 없는 천연 가습기”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베고니아, 제라늄, 만병초, 심비디움, 봉의 꼬리, 마삭줄도 훌륭한 ‘가습 식물’이다.
실내에 유입된 미세먼지의 경우 환기를 통해서만 실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최근 주부들 사이에선 공기청정기가 실제론 ‘오존생성기’의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가 돌며 기피되고 있다. 실제 음이온 기능이 부가된 공기청정기는 오존을 발생시킨다. 적당량의 오존은 인체에 무해하지만 일정 농도가 넘어서면 눈이나 호흡기에 자극을 줘 인체에 해롭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공기청정기 구매 시 음이온 기능을 확인하고, 그래도 불안하다면 오존이 발생하지 않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필터 여과 방식의 공기청정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때는 벽면에서 10㎝ 이상 떨어뜨려 놓는다. 공기청정기를 놓는 자리도 중요한데 거실과 주방의 중간이 좋다. 주방과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 성분인 아세트알데히드, 초산, 암모니아 제거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주방과 화장실 문 앞쪽에 두는 것도 실내 공기 관리에 도움이 된다. 애완동물을 키운다면 동물의 털 제거에도 좋다. 공기청정기 역시 관리하지 않으면 내부에 박테리아와 곰팡이 등이 번식해 오염물질의 온상이 되기 십상이다. 필터의 세척과 교환 주기를 따로 적어두고 확인한다. 프리필터의 경우 2~4주마다 청소하고 황사나 미세먼지가 많을 때는 일주일 간격으로 물 세척을 한다. 그늘진 곳에서 완전히 건조한 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척이 불가능한 탈취필터나 초미세먼지필터는 1년 주기로 교체한다. 공기가 직접 드나드는 공기청정기 외부도 신경써야 한다. 정화된 공기가 나오는 환풍구는 전원을 끄고 부드러운 수건으로 닦아 먼지를 제거해준다. 오염 감지센서도 최소 6개월에 한 번 물에 적신 면봉으로 닦아준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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