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 늘어 설정액 1년 만에 1187억원↓
전문가 “장기 수익률 흐름 살펴봐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어린이 펀드에 2012년부터 매달 15만원씩 입금했었던 윤모(39)씨는 올해부터 돈을 붓지 않고 있다. 현재 다섯 살인 아이가 대학에 들어갈 때쯤 펀드에서 난 수익으로 등록금에 보태려 했으나 수익률이 마이너스에서 좀처럼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윤씨는 “다른 일반 펀드나 적금으로 갈아타려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 경제교육ㆍ학자금 마련 등의 목표로 판매된 어린이 펀드의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개 어린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73%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0.83%)보다 낮았다. 어린이 펀드의 최근 1년ㆍ6개월 수익률도 각각 -7.55%, -3.56%에 머물렀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낮은 펀드는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8.63%)였고, 대신대표기업어린이적립(-5.51%), 신한BNPP엄마사랑어린이이머징스타(-5.26%)가 뒤를 이었다.
수익률이 신통치 않자 아예 펀드를 해지하는 고객도 늘고 있는 상황. 어린이 펀드의 설정액은 3일 기준 1조1,52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87억원 줄었다. 연초 이후에만 317억원이 감소했는데, 설정액이 가장 큰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G(3,782억원)에서만 133억원의 뭉칫돈이 빠졌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어린이 펀드는 미래에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치주나 우량한 국내 성장주에 투자하는데, 최근 증권시장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수익률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황윤아 KG제로인 연구원은 “어린이펀드라고 해서 투자 종목이 일반 펀드와 다르다거나, 수익률이 더 좋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펀드의 성격이 장기투자인 만큼 장기 수익률 흐름을 살펴보고 변동성이 적은 상품을 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김후정 연구원)고 조언한다. 대다수 어린이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지만 신영증권에서 운용하는 ‘신영주니어경제박사’는 최근 5년간 20.62%, 최근 2년간 8.84%, 연초 이후 2.53%의 수익률을 보였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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