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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레스터-NBA GSW, ‘닮은꼴’ 두 팀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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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레스터-NBA GSW, ‘닮은꼴’ 두 팀에 거는 기대

입력
2016.05.0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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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레스터 시티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각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레스터의 리그 우승(22승11무3패ㆍ잔여 2경기)은 지난 1992년 EPL이 출범한 이래 최대 이변으로 평가받고 있다. 골든스테이트 또한 정규시즌 최다승 우승(73승9패 승률 89%)으로 NBA 역사에 길이 남을 이정표를 세웠다.

묘하게 닮은 두 팀이다. 단순히 대기록을 세우며 우승해서가 아니다. 연고지 환경이나 선수 면면, 그리고 종목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데서 공통분모를 가진다.

레스터의 연고지인 잉글랜드 레스터와 골든스테이트의 연고지인 미국 오클랜드는 축구와 농구 변방인 도시들이다. 신발, 면직물 공장이 즐비한 인구 28만의 레스터에서 우승팀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우승 배당률은 5,000대 1이었다. EPL 우승은 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첼시, 아스널 등 빅클럽들의 차지였던 탓이다. 시즌 전까지 축구 열기에서 레스터는 빅클럽 연고지들에 비할 바가 못 됐다.

골든스테이드도 스테판 커리(28)가 맹활약하기 전 NBA에선 존재감이 미비했다. NBA가 아메리칸농구협회(ABA)와 흡수합병된 1976년 이후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PO) 진출도 어려운 하위팀이었다. 간혹 PO에 진출하더라도 1라운드에서 조기 탈락했다. 연고지 오클랜드도 인구 37만의 비교적 소도시여서 농구는 찬밥 대접을 받았다.

레스터의 제이미 바디(29)와 골든스테이트의 커리는 처음부터 엘리트 선수가 아니었다. 바디는 2007년 잉글랜드 8부 리그 아마추어팀인 스톡스 브리지 파크 스틸스 출신이다. 2009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번으로 골든스테이트 유니폼을 입은 커리는 첫 시즌 평균 17.5득점 5.9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하위팀(당시 26승56패)의 평범한 주전 선수에 불과했다. 아버지 델 커리의 그저 그런 커리어를 잇는 듯 했다. 그러나 바디는 영국축구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고, 커리도 지난 시즌에 이어 최우수선수(MVP) 2연패가 유력한 상황이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65) 레스터 감독과 스티브 커(51) 골든스테이트 감독은 각각 감독과 선수로서 자주 팀을 옮긴 ‘저니맨’ 생활을 경험했다. 하지만 올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라니에리는 고국 이탈리아에서 이탈리아축구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감독에 뽑혔고, 커는 NBA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두 팀은 리그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데서 가장 커다란 공통점을 가진다. 레스터는 역습 축구로 FC바르셀로나가 주도하던 현대 축구의 대세 ‘점유율 축구’의 틀을 깨뜨리고 있다. 레스터는 볼점유율(44.7%ㆍ리그 18위)과 패스 성공률(70%ㆍ20위)을 버리는 대신 수비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다 긴 패스로 상대 적진을 공략하는 역습 축구로 리그 최고 승점 77을 올리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도 기존의 골밑, 수비 중심의 농구에서 벗어나 3점슛을 활용한 공격 농구를 대세로 끌어들이고 있다. 팀원 모두가 슈팅 게임을 펼치는 골든스테이트 농구는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등이 펼치던 에이스 중심의 농구와도 차이가 있다.

‘닮은 꼴’ 두 팀의 또 다른 도전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레스터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첫 도전을, 골든스테이트는 PO 우승에 각각 도전한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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