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정ㆍ관계 인맥 두터워 공직자 사정 확대될 가능성

영화 ‘엽문3’ 제작사인 중국 콰이루(快鹿)그룹 최고경영자가 200억위안(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금융사기를 저지르고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가 상하이(上海) 정ㆍ관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향후 공직자 사정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4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최근 상하이에 본사가 있는 콰이루 그룹을 상대로 200억위안대 금융사기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스젠샹(施建祥) 이사장을 비롯한 그룹의 고위 간부 대부분은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미국으로 잠적했다. 콰이루그룹은 은행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모두 200억위안 규모의 금융상품을 판매했다가 지급 불능 사태를 일으켰고, 이에 투자자들이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금융사기 사건에는 특히 중앙과 상하이의 선전부문 전ㆍ현직 고위관리들이 직ㆍ간접적으로 관련돼 있어 공산당 중앙기율조사위원회도 수사에 개입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왕중웨이(王仲偉) 국무원 참사실 주임, 둥윈후(董雲虎) 상하이 당 선전부장, 궁쉐핑(?學平) 전 상하이 당 부서기 등이 스 이사장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상하이 정ㆍ관계에 대대적인 사정 한파가 몰아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 이사장은 1999년 파산한 국유기업 콰이루를 인수한 뒤 부동산 분야에서 뛰어난 사업수완을 발휘했고, 금융에 이어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로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하지만 콰이루 인수 과정과 비공개 부동산 개발정보 취득을 둘러싸고 숱한 의혹이 불거졌고, 올 초에는 영화제작ㆍ배급 관련 자회사가 ‘엽문3’의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한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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